中 네이멍구도 경제통계 조작 들통…中, 부채의존 성장에 '철퇴'

입력 2018-01-08 10:50  

中 네이멍구도 경제통계 조작 들통…中, 부채의존 성장에 '철퇴'
재정건실화 초점…네이멍구 고속도로·지하철 투자 잇따라 취소
부채 조달 때 높은 신용등급 노려 통계 조작하는 中 지방 정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의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가 부채조달 등에 유리한 신용등급을 받기 위해 경제통계를 조작했다가 들통이 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네이멍구자치구 정부는 지난주 경제정책회의에서 당초 발표보다 2016년 산업 생산량은 40%, 같은 해 재정수입은 26% 낮춰야 한다고 밝혀 경제통계를 조작했음을 시인했다.
이에 따라 당초 7.3%로 발표됐던 201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상당히 낮출 수밖에 없게 됐다.
중국에서 지방정부의 통계 조작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북부 랴오닝(遼寧)성은 지난해 1월 산하 시와 현 정부가 2011∼2014년 재정 통계를 조작했음을 시인했다.
잇따른 중국 지방정부의 통계 조작은 지방 고위관료가 자신의 인사 평가를 위해 저지르는 측면도 있지만, 지방정부의 부채 조달 시 신용등급을 좋게 평가받아 금리를 낮추기 위한 측면도 있다.
광둥(廣東), 푸젠(福建) 등 동부 연안의 부유한 지방정부야 걱정이 없지만, 네이멍구, 랴오닝 등 가난한 지방정부는 부채를 끌어다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해야만 겨우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처지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이러한 지방정부의 부채 의존 성장이 중국 경제의 암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강력한 통제 정책을 펴기로 했다.




이번에 통계 조작이 드러난 네이멍구도 기존에 계획했던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대폭 축소하는 등 양적 성장보다는 재정 건실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네이멍구 최대의 산업 도시인 바오터우(包頭)시가 추진하던 305위안(약 5조원) 규모의 지하철 사업과 자치구 수도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의 3개 지하철 사업이 모두 중단됐다.
또한, 후허하우터시와 어얼둬쓰(鄂爾多斯·오르도스)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사업도 보류됐다.
후허하우터시의 우원밍 서기는 "지방정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며 "이제는 형편에 맞게 사는 법을 배워 지나친 부채가 불러올 재정 위기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네이멍구자치구는 산하 시나 현 정부에 재정수입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을 중단했으며, 관료 인사 평가에서도 이들 수치를 근거 자료로 쓰지 않기로 했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지방정부의 총부채는 16조6천억 위안(약 2천700조원)에 달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S&P 사는 이러한 부채 급증 등을 이유로 지난해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추기도 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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