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평가하면서도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단계적 접근 기조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을 하루 앞둔 8일 남북대화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을 동시에 견제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남북 이슈가 국내외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지지층 세력과 보수층에 각각 '과도한 기대'나 '지나친 우려' 제기를 삼가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과 관련, "아직 그 어떤 낙관도, 비관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모처럼 맞은 남북대화 기회에 여야는 한마음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김현 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면서 "이번 남북회담은 25개월 만에 이뤄지는 회담인 만큼 무엇보다 유익한 회담이 되도록 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의 이런 태도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로 국제사회가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시행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만 앞서 나가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세력 내에서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재개 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곧바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당 제2정조위원장인 김경협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 "북한이 신속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고 올림픽에 참가할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도 "대북제재 관련 사항은 북한의 핵·미사일과 연계돼 있으므로 그 태도 변화를 전제로 해서 단계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대화와 관련한 민주당의 이런 태도에는 북핵 문제에 대해 우려하는 보수층을 겨냥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핵 문제와 별개로 남북관계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잘못하면 역풍이 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도하게 앞서나갈 것을 기대하거나 북핵 문제를 이유로 지나치게 남북대화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면 대화 자체가 안될 수 있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문제 등 먼저 쉬운 문제를 논의하고 대화채널을 유지하면서 남북간 높은 수위의 대화를 진행되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경협 의원도 "이번 고위급 회담이 잘 진행되면 남북 군사회담, 북미대화, 6자회담 가능성 등이 열려 있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 회의 때 '평화가 민생이다'라는 글이 담긴 대형 뒷걸개(백드롭)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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