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결국 숨진 채 발견돼…"사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국제선 여객기 기내 화장실에 갓 낳은 아기를 버려 숨지게 한 인도네시아 국적의 30대 여성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8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전날 낮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주노동자 하니(37·여)를 구속했다.
자와바랏 주 치안주르 시 출신으로 4년간 아부다비에서 가정부로 일하다 돌아온 그는 지난 6일 귀국 항공편 내에서 몰래 아기를 낳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닐 봉투에 싸인 채 화장실 서랍에 숨겨졌던 아기는 여객기가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뒤에야 공항 기내청소부들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 당국자는 "아기는 이미 숨져 있었으며, 정확한 사인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해당 여객기를 운항한 에티하드 항공 승무원들은 심한 하혈을 일으키는 승객이 있어 방콕 쑤완나품 국제공항으로 긴급 회항해 의료진에 인계했지만, 출산으로 인한 증상일 가능성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하니는 인도네시아에 남편과 자녀가 있는 유부녀로 확인됐다.
해외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인 노동자는 현재 약 500만명이며 이중 70% 가량이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서는 외국인 가정부에 대한 법적 보호가 미비하다는 점을 악용한 고용주들이 급료 미지급과 감금, 신체적·성적 학대를 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15년 21개 중동 국가에 대한 이주 노동자 송출을 중지하기로 했지만, 규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탓에 선언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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