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뉴·메드베데바 등 세계 최고 스타 속속 출전 채비
'8시즌 연속 우승' 두쿠르스는 윤성빈 등장에 긴장
'본 vs 시프린' 스키 여왕 대결도 볼거리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구촌 최고의 겨울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4년 동안 구슬땀을 흘린 지구촌 겨울 스타는 하나둘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기 시작했다.
'피겨킹' 하뉴 유즈루(일본)는 발목 부상을 딛고 일본 대표팀에 합류했다.
러시아의 도핑 징계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러시아) 역시 개인 자격 출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 '쇼트트랙 전설' 안현수(러시아·러시아명 빅토르 안), '스노보드 일인자' 숀 화이트(미국) 등도 속속 평창행 티켓을 예약했다.
◇ '무관의 제왕', 평창에서 한풀이 도전 = 마르셀 히르셔(오스트리아)는 현시대의 스키 황제다.
월드컵 시즌 랭킹에서 2011-2012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6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이번 시즌 역시 파죽지세로 월드컵 우승컵을 더해가며 8일까지 시즌 7승을 거뒀다.
시즌 랭킹 1위는 물론이며, 통산 52승으로 남자 최다 우승 역대 2위인 헤르만 마이어(오스트리아)의 54승과 격차도 2승으로 좁혔다.
회전이 주 종목인 히르셔의 기술은 스키의 교과서라고 불린다. 수많은 스키 선수가 오늘도 그의 영상을 돌려보며 연습한다.
그러나 그를 '완벽한 스키 선수'라고 부르긴 힘들다. 올림픽 금메달이 없어서다.
히르셔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회전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평창에서는 '금빛 회전'으로 한풀이에 도전한다.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는 '스켈레톤의 우사인 볼트'라는 별명보다는 차라리 '독재자'가 더 어울리는 선수다
2009-2010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8년 연속 월드컵 시즌 랭킹 1위를 지켰다.
두쿠르스에게 부족한 것 역시 올림픽 금메달이다.
그는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각각 은메달에 그쳤다.
다만, 소치 대회의 경우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러시아)가 도핑으로 메달을 빼앗겨 두쿠르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두쿠르스의 철옹성을 무너뜨린 게 바로 윤성빈(강원도청)이다.
올해 6번의 월드컵에서 윤성빈이 4차례, 두쿠르스가 2차례 우승했다.
두쿠르스는 평창에서 윤성빈과 진검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여자 스키점프 월드컵 최다 우승(53회) 기록 보유자 다카나시 사라(일본)도 금메달이 없다.
다카나시는 여자 스키점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4년 소치 대회에서 4위에 그쳤다.
올해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남자부 그레거 쉴렌자우어(오스트리아)의 53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 다카나시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곳(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과 익숙해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카나시는 말 그대로 여자 스키점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다승 외에도 포디엄(81회), 연속 우승(10회), 시즌 우승(15회), 시즌 평균점수(95.56점) 모두 역대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시즌 다카니시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4번의 월드컵에서 우승은커녕 동메달만 2개뿐이다.
◇ 신구 '여왕과 황제' 대결도 관심 =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과 '스키 요정' 미카엘라 시프린(미국)의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본은 활강과 슈퍼대회전 등 '스피드' 종목, 시프린은 회전과 대회전 등 '기술' 종목이 전공이다.
교집합이 있다면 시대를 지배한 기량과 빼어난 외모다.
2010년 밴쿠버 대회 여자 활강 금메달리스트 본은 78번의 월드컵 우승으로 여자 스키 선수 가운데 최다 기록을 보유했다.
한국에서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연인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역대 최고의 여자 스키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34세인 본은 잦은 부상 때문에 전성기가 살짝 지났다. 2014년 소치 대회는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본은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뽐낸다. 이번 시즌에도 월드컵 1승이 있다. 평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대회를 준비한다.
이에 맞서는 시프린은 23세의 신예다.
2014년 소치 대회 회전 금메달을 딴 시프린은 2016-2017시즌 처음으로 종합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월드컵 우승만 벌써 40번이다. 23세 이전에 40승을 넘긴 건 본조차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며, 스키 역사상 시프린이 세 번째다.
게다가 시프린은 최근 본의 주 종목인 활강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시프린은 지난달 3일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 월드컵에서 활강 전문 선수들을 뚫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본은 공동 12위에 그쳤다.
바이애슬론에서는 신구 황제의 대결이 기다린다.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노르웨이)은 동계올림픽 통산 14개의 메달(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을 목에 건 전설이다.
올해 만 44세인 비에른달렌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까지 사퇴했다.
이에 맞서는 현시대의 황제는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다.
푸르카드는 2011-2012시즌 이후 6년 연속 우승으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했다. 이미 소치에서도 금메달 2개(개인, 추적)와 은메달 1개(매스스타트)를 획득한 금메달리스트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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