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가로지르는 철도개설 이전 모습으로…유물 조사해 기념관도 건립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 도덕적 의무)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극찬한 안동 임청각(臨淸閣·보물 제182호)을 원형 복원하는 작업의 윤곽이 잡혔다.
9일 경북 안동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9월 안동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보훈처와 문화재청, 고성 이씨 문중 대표 등이 참여하는 임청각 종합정비계획 수립용역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문 대통령이 임청각을 언급하고 국가보훈처 차장, 문화재청장 등이 잇따라 임청각을 방문한 직후이다.
이어 지난해 11월 임청각 종합정비계획 수립용역 추진위원회를 열어 정비 기준시점과 범위를 설정했다.
임청각 마당을 철도개설 이전에 석주 이상룡(石洲 李相龍·1858∼1932) 선생 시대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을 원칙으로 복원한다.
석주 시대 임청각 모습은 1910년, 1915년 등 당시 임청각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1941년 지형도(철도개설 전 계획도)를 바탕으로 고증한다.
더구나 1763년 허주유고(虛舟遺稿)에 그려진 당시 건물 모습을 고증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허주유고는 18세기 임청각 주인인 허주 이종악(1706∼1773)이 남긴 문집이다.
1911년 석주 선생이 물려받은 전답, 99칸짜리 임청각 등을 처분해 만주로 떠난 뒤 독립운동에 투신하자 일제는 독립운동 성지와 같은 임청각 정기를 끊으려고 임청각 마당 한가운데로 철길을 냈다.
행랑채, 부속건물 등 50여 칸도 뜯어내 훼손했다.
안동시는 추진위가 설정한 임청각 정비 기준시점과 범위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종합정비계획과 관련한 용역 결과가 나오면 예산을 세워 정비계획과 일정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일제 당시 철도개설로 바뀐 임청각 주변에 추가 연구도 검토하기로 했다. 대상은 임청각 주변 주택과 토지로 당시 실소유자, 면적, 공시지가 등이다.
추진위는 임청각 복원과 함께 주변에 기념관도 세우기로 했다. 고성 이씨 문중과 학계 도움을 받아 전시할 수 있는 유물을 조사한 뒤 종류에 따라 기념관 성격을 독립기념관, 추모관, 석주기념관, 임청각기념관 등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또 임청각 경관 확보를 위해 낙동강을 따라 나란히 가는 임청각 앞 도로도 지하화하는 것을 검토한다.
안동시 관계자는 "현재 임청각 앞을 지나는 철도는 2020년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끝나야 걷어낼 수 있다"며 "철도 이설이 끝나면 복원에 본격 나서 임청각이 경북독립운동기념관과 함께 안동을 대표하는 독립운동 관련 시설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