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정 협상 '또 깨질라'…인터뷰ㆍ토크쇼ㆍ트윗 금지

입력 2018-01-08 17:14   수정 2018-01-08 22:02

독일 연정 협상 '또 깨질라'…인터뷰ㆍ토크쇼ㆍ트윗 금지

예비협상에 39명 참여, 그 외 15개 정책실무그룹 줄다리기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독일 대연정 협상에 나선 다수 기독민주당ㆍ기독사회당 연합과 소수 사회민주당이 협상 참가자들의 언론 인터뷰, 토크쇼, 트윗 금지에 합의했다고 슈피겔 온라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피겔 온라인은 이들 3개 정당에서 모두 39명이 협상단에 참여하고 있다며 명단을 게재하고 이같이 전했다.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은 기민기사연합, 녹색당, 자유민주당 간에 추진되다 좌절된 속칭 '자메이카 연정' 협상 과정을 반면교사로 삼고 이견 노출 등 협상에 불필요한 난관이 조성되는 것을 막으려고 금지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작된 협상에는 기민기사연합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겸 기민당 당수와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당수, 마르틴 슐츠 사민당 당수 등 각 당 주요 정치인이 대부분 함께한다.
협상은 통상 '예비협상'으로 불리는 거시적 정책 조율의 과정에 해당하지만 사실상 대연정 성사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중요성을 가진 기회로 간주된다.


재정/세금, 교육/연구, 난민/통합 등 총 15개 정책 실무그룹의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도 그런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은 12일까지 논의를 마치고서 6∼8쪽의 보고서를 채택할 방침이다.
이어 본협상 진행 여부는 사민당이 오는 21일 본(Bonn)에서 개최하는 특별 전당대회에서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시기 기민당과 기사당도 연방최고위원회의 또는 전대를 거쳐 예비협상 결과 수용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슈피겔 온라인은 당내 대연정 찬반 여론이 갈려 당론 수렴에 진통이 점쳐지는 사민당을 주목하면서, 이 당이 예비협상 결과를 수용한다면 22일부터 본협상이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은 본협상에 들어가서 여러 정책에 관해 세부적 의견일치를 본 뒤 연정계약서 초안을 작성하고 사민당 당원투표 등 동의 절차를 밟은 후에 빨라야 3월 새 정부를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언론에선 작년 9월 총선을 마치고서 역대 최장 기간 신정부를 구성하지 못한 데 대해 비판적 시각도 종종 노출되고 있다.
일간 디벨트는 작년 총선에서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은 직전 2013년 총선 때보다 각각 8.6%포인트, 5.2%포인트 지지가 떨어졌음에도 현 대연정 메르켈 총리가 과도총리로서 3개월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이런 체제의 무책임성을 지적했다.
디벨트는 나아가, 대연정이 다시 성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 채 "(본이 수도이던) 옛 독일공화국 땐 대연정은 아주 예외적 정부이고 큰 과제를 추구한다는 불문율이 있었지만 이젠 새로운 표준이 돼 버렸다"면서 대연정의 흔한 출현을 마뜩잖게 여기고 "대연정(또는 새 표준)에는 사회생활양식과 세계관 차이는 없고 경쟁하는 직원(공무원)들만 있다"고 꼬집었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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