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개성공단에서 대형 트럭이 물품을 반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9일 보도했다. 또 공단 내에서는 버스들이 움직이고, 이전에 보이지 않던 사람과 차량이 등장하는 등 무단 가동의 정황이 확인됐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VOA가 지난해 11월 30일 개성공단을 촬영한 '디지털글로브'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공단 중심부에 있는 한 공장 건물의 외벽에 맞닿은 형태로 주차된 약 13m 길이의 트럭이 발견됐다.
VOA는 이 트럭이 정차한 위치가 건물 내부로 통하는 대형 통로인 점으로 미뤄 트럭이 짐을 싣거나 내리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고, 주변에는 사람으로 보이는 작은 물체와 그림자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VOA는 또 이 공장 건물에서 남쪽으로 100m 떨어진 건물 앞 공터에도 약 5m 길이의 하얀색 차량이 주차돼 있었고, 그 외 공단 곳곳에 쌓여있던 물건이 이동하거나 쓰레기 더미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사라지는 등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또 트럭이 발견된 지점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200m 떨어진 대로에는 개성공단에서 운영되던 파란색 버스가 이동하는 모습도 관측됐다. 이 버스에서 북쪽으로 약 230m 더 올라가면 교차로에 또 다른 버스 한 대가 서 있는 모습도 보였다고 VOA는 밝혔다.
앞서 VOA는 지난해 6월 16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개성공단 내 승용차·트럭 100여 대가 기존에 있던 자리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VOA는 "이번 사진에서도 추가로 약 30대의 버스가 기존 자리를 이탈해 새로운 곳에 주차된 것이 확인됐다"며 "공단이 폐쇄된 지 약 1년 4개월이 지난 지난해 6월 버스들의 움직임이 처음으로 포착됐고, 이번에 추가로 흔적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8월 개성공단 내 남측 입주기업 차량 100여 대가 사라졌다는 VOA 보도와 관련해 "개성공단 차량이나 물건은 우리 소유이기 때문에 무단사용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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