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첫 남북공동기수 이보라 "평창서도 감동 이어지길"

입력 2018-01-09 10:39  

동계올림픽 첫 남북공동기수 이보라 "평창서도 감동 이어지길"
2006년 토리노 공동기수 "무거웠던 한반도기, 북한 오빠가 다 들어줬어요"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06년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며칠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팀 이보라(당시 20·단국대)에게 호출이 떨어졌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이끌던 김관규 전 감독은 이보라에게 대뜸 말했다.
"북한과 공동 입장을 하기로 했다고 하네. 네가 올림픽 개회식 남측 기수로 정해졌다"
이보라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감독님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남북 공동 입장을 예상하지 못한 데다 기수까지 맡을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의 기수는 다른 선수로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사상 첫 남북 공동 입장이 결정된 뒤 북쪽에서 남자 선수, 남쪽에서 여자 선수가 기수를 맡기로 하면서 한반도기를 들 주인공으로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이보라에게 역할이 주어졌다.
그는 "지금도 내가 왜 공동기수가 된 지 잘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북한의 공동기수는 피겨스케이팅 한정인(당시 28·평양시체육단)이 맡았다. 이보라는 "공동 입장이 결정된 뒤 북한 (한)정인 오빠와 함께 여러 차례 인터뷰를 했다"라며 "처음엔 어색했는데, 나중엔 농담도 하고 인사도 나누고 꽤 친해졌다"고 말했다.
남북은 2006년 2월 10일 토리노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82개 참가국 중 21번째로 입장했다. 이보라와 한정인은 대형 한반도 깃발을 들고 선두에 섰고, 남북한 선수와 임원이 뒤를 따랐다.
이보라는 "당시 깃발이 어마어마하게 무거웠다"라며 "거의 (한)정인 오빠가 들고 나는 손을 대는 시늉 정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12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생각이 이따금 떠오른다"며 "요즘엔 더 그렇다"고 말했다.
토리노 대회에서 동계올림픽 사상 첫 동시 입장을 한 남북은 이후 한반도 기를 함께 들지 않았다. 남북 관계가 경직되면서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각자 입장했다.
그러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팀 참가가 확실시되면서 남북 공동 입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계올림픽 남북 공동 입장의 유일한 기수로 남아있는 이보라의 가슴이 뛰고 있는 이유다.
이보라는 "남북이 다시 한 번 동계올림픽 개회식 함께 입장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 특히 이번 평창올림픽은 개최국 자격으로 개회식 가장 마지막에 입장하게 돼 더욱 뜻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보라는 2015년 2월 현역에서 은퇴해 고향 춘천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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