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지 4년 만에 자신이 군인이 아닌 정치인이라고 인정해 '정치 신예'라는 별칭이 붙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다시 한 번 기이한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월요일인 전날 평소처럼 총리관저 앞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겠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올해 11월 총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던 쁘라윳 총리는 최근 자신을 군인이 아닌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2014년 4월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지 근 4년 만이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쁘라윳을 총리 후보로 지명하는 것을 전제로 새로운 정당 창당 논의도 한창이다. 현지 언론은 군부 출신의 총리 탄생 가능성과 논란을 연일 집중 보도했다. 이날도 총리실 출입 기자들은 그에게 질문할 기회를 엿보고 있던 차였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쁘라윳 총리는 자신의 사진을 인쇄해 만든 실물 크기의 종이 모형을 가져오게 했다.
보좌관이 모형을 마이크 옆에 세우자 쁘라윳 총리는 모형을 마이크 바로 앞으로 옮기라고 지시하더니, "정치와 분쟁에 관해 질문하려거든 이 사람에게 하라"고 말한 뒤 청사 안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육군참모총장 시절이던 지난 2014년 극심한 정치갈등과 혼란을 잠재우겠다며 무혈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쁘라윳 총리는 유독 자신을 비판하거나 비꼬는 언론에 적대감을 드러내 왔다.
지난 2015년에는 군부가 구성한 내각의 불협화음이 보도되자 "기자들을 사형시킬 수도 있다"고 위협했고, 군부 정권의 성과를 묻는 기자를 "한 대 때리고 싶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군부 주도로 만든 헌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기자들에게 '맞고 싶으냐'고 말하기로 했으며, 행사 도중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주변의 사람들을 밀치는 등의 행동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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