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남태평양 쿡제도 부근 바다에서 몸무게 20t이 넘는 혹등고래가 부근에 나타난 상어로부터 스노클링을 하던 여성을 '보호'해주었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9일 보도했다.
뉴스허브는 몸무게 23t쯤 되는 거대한 혹등고래가 쿡제도 부근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고래 전문가 낸 하우저(63)를 머리나 입으로 밀면서 가슴지느러미로 감싸기도 하고 한 번은 물 밖으로 들어 올리기까지 하며 가까이 나타난 뱀상어로부터 보호해주었다고 밝혔다.
뉴스허브는 이런 일이 지난해 10월 일어났다며 당시 상황은 비디오에 모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하우저는 당시 상황을 보면 고래가 인간을 포함해 다른 종의 동물들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다며 이런 모습이 필름에 찍힌 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소방관이 모르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화재가 발생한 집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어가는 것과 같은 직관이 고래에게도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고래와 하우저 근처를 배회하는 상어는 4.5m 정도 크기의 뱀상어로 화면에서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모습만 보인다.
보트에 타고 있던 동료들은 비디오에 찍히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고래가 상어를 쫓아버리려고 부근에서 꼬리지느러미로 계속 해수면을 때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우저는 "고래가 내게 다가왔을 때 무슨 일 때문인지 몰랐었다. 고래는 나를 10여 분 동안 밀고 다녔는데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약간 멍도 들었다"며 "28년 동안 바다에서 고래를 연구해왔지만 고래가 일부러 머리와 배, 등으로 밀거나 가슴지느러미로 감싸려고 하는 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우저는 고래를 연구하는 생물학자로 현재 쿡제도 라로통가에 있는 고래연구보호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뱀상어는 대형상어 중 하나로 사람을 먹이로 생각하지 않아 사람이라는 게 확인되면 잘 공격하지 않기는 하지만 백상아리에 버금갈 정도로 성질이 난폭해 사람들도 가끔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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