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식 없는 마대에 덩그러니'…무연고 유골 3만 6천기 방치(종합)

입력 2018-01-09 17:58  

'표식 없는 마대에 덩그러니'…무연고 유골 3만 6천기 방치(종합)
추모공원 이사장 "전임 관리자가 유골 받아 방치"…경찰 수사 착수



(무주=연합뉴스) 이윤승 정경재 기자 = 무연고 유골 수만 기가 컨테이너 박스에 수년째 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전북 무주경찰서와 무주군에 따르면 전날 적상면 한 추모공원 오모(65) 이사장이 "유골이 플라스틱 상자에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고 신고했다.
2014년 이 묘역 대표이사에 취임한 오씨는 지난해 10월 공원묘지 내 컨테이너에 유골이 불법으로 안치된 사실을 직원에게 전해 들었다.
그는 유골을 확인하려 했으나 당시 많은 눈이 내려 묘역까지 접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최근 기상여건이 좋아지자, 묘역 내 컨테이너에 들어가 플라스틱 상자에 수북이 쌓인 마대자루를 발견했다.
자루에는 화장한 유골이 무더기로 들어 있었다.
무연고 묘는 관련법에 따라 공고를 내고 개장허가를 받아 화장한 뒤, 유골함에 넣어 10년 동안 안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골함에는 이러한 내용을 표기하게 돼 있으나 자루에는 아무런 표식이 없었다고 오씨는 밝혔다.


그는 묘역 내 컨테이너 2동과 콘크리트로 지은 건축물 2곳에 유골 3만 6천여기가 방치된 것을 추가로 확인하고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오씨는 "추모공원 전임 관리자와 임원들이 국책사업 도중 나온 무연고 유골을 받아 이곳에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추모공원 관리인 등을 불러 유골을 방치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새벽부터 내린 많은 눈으로 묘역 진입로가 얼어붙어 유골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날이 풀리는 대로 현장에 가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ay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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