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내 러시아 기지 '드론' 공격 두고 미-러 공방

입력 2018-01-09 17:05  

시리아내 러시아 기지 '드론' 공격 두고 미-러 공방
러 "13대 드론 공격에 미국 개입" vs 미 "드론 시장에서 쉽게 구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최근 이루어진 시리아 내 자국 공군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에 미국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이 반박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임대해 사용하는 시리아 북서부 라타키아의 흐메이밈 공군기지와 서부 타르투스 해군기지가 현지 반군의 대규모 드론 공격을 받았으나 성공적으로 격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상당한 거리에서 러시아 군사시설로 접근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13개의 소규모 항공 물체(드론)를 포착했다"면서 "10대는 흐메이밈 기지로, 3대는 타르투스 기지로 접근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가운데 7대의 드론은 러시아 방공미사일 부대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판치리'로 격추했고, 3대는 조종을 가로채 기지 밖에 무사히 착륙시켰으며 다른 3대는 착륙과정에서 지상과 충돌해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드론 공격으로 인한 러시아 기지의 인적, 물적 피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반군들이 러시아 기지를 공격하면서 처음으로 대규모로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면서 "포획한 드론의 자료를 해독한 결과 드론 발진 지점이 기지에서 50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기술 장비는 위성 항법 장치(GPS)와 원격 폭탄 투하 조종 장치 등의 고도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 가운데 한 나라에서만 얻을 수 있다"면서 미국을 겨냥했다.
러시아 상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프란츠 클린체비치는 이날 드론 공격에 미국 정보기관이 개입됐다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클린체비치는 "이 같은 작전을 위해서는 자금과 장비, 기술 등이 필요하며 시리아에서 그것들을 얻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는 미국 정보기관의 작품이다"고 말했다.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서 주도권을 잡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현지 반군의 러시아 기지 공격을 지원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미국 국방부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애드리언 랭킨-갤러웨이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전에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유사한 장비를 이용한 적이 있다"면서 "그같은 장비와 기술은 공개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미국 개입론을 반박했다.
흐메이밈 기지는 지난달 31일에도 과격 이슬람 세력의 박격포 공격을 받아 기지에 주둔 중이던 러시아 군인 2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당시 공격으로 기지에 배치된 러시아 공군기도 7대나 파괴됐다고 전했으나 러시아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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