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역서 마구잡이 조업…가격도 ㎏당 1만1천원까지 치솟아
KMI "대북 제재 이행시 올해 어획량 회복 전망"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중국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싹쓸이 조업'을 하는 탓에 지난해 우리나라 오징어 생산량이 5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2018 해양수산 전망과 과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 및 원양산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체 오징어 생산량은 전년(14만9천267t) 대비 20%가량 감소한 12만82t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KMI는 지적했다.
특히 전체 생산량 중 국내 오징어 어획량은 8만t에 그쳤다.
전년(12만t)보다 약 33%나 급감한 것이다.
생산량 급감으로 오징어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해 오징어 산지가격은 ㎏당 평균 5천282원으로, 전년 대비 62%나 뛰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 가격 역시 ㎏당 1만26원으로, 전년 대비 48% 올랐다.
하반기에는 물량부족 심화로 가격이 한때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인 ㎏당 1만1천 원대까지 치솟았다고 KMI는 설명했다.
그야말로 '금(金)징어'가 된 셈이다.
오징어 어획량 급감의 원인으로는 북한 수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이 꼽힌다.
오징어는 회유성 어종으로, 북한 수역에 살다가 6∼11월께 동해안으로 남하한다.
하지만 이 시기 중국어선들이 북한으로부터 '조업권'(fishing rights)을 구매한 뒤 북한 수역에 입어해 대규모 조업을 하는 탓에 남하하는 오징어 자원 자체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북한은 2004년부터 외화벌이를 통한 통치자금 확보 목적으로 우리나라 어선들보다 규모가 배 이상 큰 중국의 저인망 어선들에 자국 수역 조업권을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의 경우 북쪽으로 올라간 중국어선이 1천709척으로 전년(1천268척)보다 약 35%나 늘었다.
다만 KMI는 올해의 경우 오징어 어획량이 회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조업권 거래금지'가 명문화되면서 중국어선들이 더는 북한 수역에서 오징어 등의 수산자원 싹쓸이 조업을 할 수 없게 됐다.
KMI는 "중국어선들의 전면 입어 중단 시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회복할 것"이라며 "중국의 성실한 이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고, 실효성 제고를 위해 입어 단속 및 제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무허가 중국어선도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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