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세탁기 세이프가드·철강 232조 조사, 모두 불리할 듯
무역전문지 "美, 세이프가드서 캐나다·멕시코 제외…한국은 타깃"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수입규제 조사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막바지 설득 작업에 나섰다.그러나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조사에서 모두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강성천 통상차관보가 전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의 태양광·세탁기 세이프가드와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조사 결과가 임박한 상황에서 미 정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우리 입장을 다시 설명하려고 갔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강 차관보의 방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다양한 통상 현안에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주년(1월 20일)을 맞아 보호무역과 FTA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이프가드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ITC가 권고안을 제출하면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 시행 여부와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
태양광 세이프가드 결정 시한은 오는 26일, 세탁기는 다음달 4일이다.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백악관에 제출해야 하는 법정 시한은 오는 14일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주요 인사의 방미 계기에 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한 아웃리치(접촉)를 적극 이행하고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차관보의 방미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졌다.
산업부는 백운규 장관이 이달 중으로 미국에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을 만나 한미FTA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20일 개최한 '철강 수입규제 민관 합동 워크숍'에서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서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불리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무역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는 9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태양광과 세탁기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는 FTA 체결국이라는 이유로 제외하되, 한국은 포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AFTA의 세이프가드 규정은 협정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해당 품목 총수입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거나 미국 산업이 해당 품목 수입으로 받는 피해의 중요한 원인이 될 경우를 빼고는 협정국을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태양광 세이프가드 조사를 진행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멕시코와 한국산 태양광이 미국 산업에 중대한 피해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캐나다는 주요 태양광 수출국이 아니었다.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에서 ITC는 캐나다, 멕시코, 한국 등 미국이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수출하는 세탁기는 중대한 피해의 원인이 아니며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 정부도 한미 FTA를 근거로 한국산 세탁기는 제외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인사이드 US 트레이드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은 똑같이 FTA를 체결한 3개국 중 캐나다와 멕시코는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하고 한국만 규제하려는 것이다.
인사이드 US 트레이드는 미국이 오는 23~28일 진행되는 NAFTA 6차 재협상을 앞두고 캐나다, 멕시코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두 국가를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NAFTA 재협상에서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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