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마을회관 보관해오던 '동규절목' 충주시에 기증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충북 충주의 대표 관광지인 수안보 온천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기증됐다.
10일 시에 따르면 충주 수안보는 예로부터 53도의 약알칼리 온천수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온천수는 칼슘과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등 몸에 좋은 성분을 함유해 피부병 치료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조 이성계가 악성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았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다.
조선 후기에는 수안보 온천의 뛰어난 수질이 입소문을 타면서 겨울철이면 피부병 치료 등을 목적으로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온천이 있는 수안보면 온천 1리 마을에 몰려들었다.
당시 외지 사람들이 마을에 한꺼번에 들어오다 보니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마을 고유의 인심과 미풍양속이 흐트러진다는 불만도 컸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규칙이 '고사리면 온정동(수안보면 온천리의 옛 이름) 동규절목(洞規節目)'이다.
마을 주민들은 당시 관의 허락을 받아 스스로 지켜야 할 세부 규칙과 처벌조항을 동규절목에 담아 시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필사본으로 작성된 이 문서는 1832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껏 동규절목은 마을회관에 보관돼왔다.
주민들은 수안보의 역사와 세시풍습이 담긴 소중한 자료인 만큼 안전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 충주시에 기증했다.
소나무를 불법으로 베는 것을 막기 위한 '온정동 금송절목(禁松節目)', 농경지 면적과 조세부과 현황이 담긴 '고사리면 완문' 등도 함께 기증했다.
시는 기증된 옛 문서가 수안보 온천과 향토문화의 특징을 지녀 사료로서 가치가 큰 만큼 충주박물관으로 이관, 관리하기로 했다.
기증된 고문서의 복사본을 별도로 제작해 수안보온천홍보관, 온천1리 마을회, 수안보면사무소에도 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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