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무기 통제 완화…비핵공격에도 핵공격으로 대응 가능"

입력 2018-01-10 10:42  

"미국, 핵무기 통제 완화…비핵공격에도 핵공격으로 대응 가능"
오바마 행정부 관료, 트럼프 '핵 태세 검토' 보고서 내용 공개
트라이던트 D5용 저강도 핵탄두 개발·수중발사 핵순항 미사일 재도입 추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정부가 기존의 핵무기 통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직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군축 및 비확산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존 울프스탈은 국방부가 준비 중인 새로운 '핵 태세 검토'(NPR) 보고서에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인 트라이던트 D5를 위한 저강도 핵탄두 개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8년마다 발간하는 NPR 보고서는 미국 핵 정책의 근간이 되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첫 보고서는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직후 발간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NPR 보고서는 국방에 있어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려고 한 오바마 정권보다 확실히 더 강경한 내용으로 채워졌다는 것이 울프스탈의 설명이다.
우선 보고서는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확대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중요한 기반 시설 또는 핵과 관련한 명령·통제 장소가 공격을 받았을 경우 상대가 핵 공격을 하지 않았더라도 핵무기로 응사할 수 있도록 했다.
1987년 합의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하고 러시아가 신형 지상발사형 순항미사일을 배치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수중 발사 핵순항 미사일 재도입에 착수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밖에 동유럽에서 러시아를 무력화하기 위해 트라이던트 D5 미사일의 탄두를 소형화하는 방안도 있다.
울프스탈은 자신이 본 초안에는 극초음속 핵무기 개발이나 비핵국가에 대해선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안전보장을 삭제하는 등 더 강경한 내용이 담겨 있었으나 최종본에서는 이런 부분이 빠졌다고 전했다.
울프스탈은 "원래만큼 끔찍한 부분이 있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건을 작성한 사람들에게 들은 바로는 중국과 북한, 러시아에 명확한 억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상당히 좋고 온건하지만 강력한 언어로 북한이나 러시아의 핵무기 도발이 그들에게 엄청난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있으며 내 생각에는 매우 필요한 일이며 온건하고 중립적인 언어로 해낸 것 같다"고 평했다.



울프스탈은 "보고서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미국이 두 종류의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논거를 제시하는데 이 부분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이미 저강도 무기와 전술핵무기인 B61 폭탄,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보유한 상황에서 트라이던트 미사일에 탑재되는 탄두 개량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콜롬비아급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에 저강도 전술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상당히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잠수함의 위치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울프스탈은 "잠수함 한 척당 500만달러를 들여 탐지가 안되도록 한 뒤 다량의 탄두까지 실어놓은 다음 작은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제일 먼저 발사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잠수함을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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