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자원 보호' 필요성 강조…"지역 정치적 중요성 부각"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플로리다 주 연안 에서는 석유와 가스 시추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라이언 징키 미 내무장관은 지난 4일 플로리다를 포함한 거의 모든 미국 연안에서 석유와 가스를 시추할 수 있게 하는 5개년 계획을 발표했으나,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의 반발에 한 발 뒤로 물러섰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징키 장관은 플로리다 탤러해시 공항에서 스콧 주지사와 회동한 후 "우리는 플로리다 연안을 시추하지 않는다"며 "스콧 주지사가 그 중요성을 명확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플로리다는 분명히 특별하다"며 스콧 주지사와 논의하고서 플로리다를 연안 시추 허용 지역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해온 공화당 소속 스콧 주지사는 지난 4일 연안 시추 허용 계획이 발표되자 지역 천연자원 보호 필요성을 이유로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스콧 주지사는 정부 결정을 환영하며 "오늘은 플로리다에 좋은 날"이라며 "환경을 소중히 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징키 장관이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5일 만에 방침을 바꾼 것은 플로리다의 정치적 중요성을 부각한다고 AP는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선 때 경합 지역인 플로리다에서 승리했으며, 스콧 주지사에게 올해 중간선거에서 주 상원의원에 출마하라고 권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플로리다 주의 빌 넬슨(민주) 상원의원은 징키 장관과 스콧 주지사의 회동을 두고 "릭 스콧을 도우려고 트럼프 행정부가 조직한 정치적 스턴트"라며 스콧 주지사가 오랫동안 플로리다 연안 시추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징키 장관은 미국의 에너지 주도권 확보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의견 수렴을 거쳐 미 연안 대부분 지역을 에너지업계에 개발 목적으로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석유업계는 오랜 숙원사업이었다며 환영했으나 환경단체와 일부 해당 지역은 생태계 파괴 등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