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자국과 접한 산간지역에 무상으로 군사기지를 지어주고 무기장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은 타리크 샤 바라미 아프간 국방장관이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프간 동북부 바다크산 지역에 중국이 대신 군사기지를 건설해주는 계획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기지는 파키스탄과 타지키스탄 사이로 아프간이 중국과 맞닿아 있는 76㎞ 길이의 국경지대에 건설된다. 중국 측이 기지에 필요한 무기와 장비, 군복 등 모든 경비를 지원하게 된다.
중국과 아프간은 당시 "대테러를 포함한 각종 영역에서 실무적 협력을 심화함으로써 국가 및 군사적 관계의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중국은 그간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세력이 아프간과의 국경을 통해 중국에 잠입 침투하고 있다고 보고 대응방안을 강구해왔다.
지즈예(季志業)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한 포럼에서 "지난해 중국 변경지대에서 붙잡은 지하드 전사는 3만명에 육박하며 이 수치는 1년전보다 10배나 늘었다"며 "중국이 테러 공격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과 아프간 변경지역의 험한 산세는 아프간이 이 지역 기지 증설을 꺼리는 한 요인이었고 적잖은 기지 운용비용도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필요 경비를 전액 부담하는 것을 조건으로 아프간 측은 기지 건설에 동의했다. 아프간 정부군과 대테러 전쟁을 수행해온 미국도 이번 중국의 원조제안이 통보됐고 미국도 IS 퇴치 차원에서 이 제안을 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군사기지 원조는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아프간 지역으로 확장되는 시발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왕이(王毅) 부장은 지난달 아프간 및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3자회담을 갖고 "570억 달러가 투자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프로젝트를 아프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