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 연 채 출항해 침수사고, 10개월간 출항 못 해
해군 고위 관계자 "처음부터 불안했다"…핵전력에 '공백'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인도가 자체 기술로 건조한 첫 탄도미사일 전략 핵잠수함(SSBN)이 실전 배치 직후 침수사고를 일으켜 10개월가량 항해를 못 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 힌두, 스푸트니크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해군이 '핵전력 3각 축'의 하나로 건조한 6천t급 SSBN 아리한트 함이 취역 직후인 2016년 10월 초 비샤카타남 항에 정박 중 승조원이 실수로 바깥쪽 해치를 개방해놓은 채 출항했다가 바닷물이 함 내로 들어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외신은 인도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사고로 아리한트 함의 추진엔진 체계가 손상됐을 우려가 제기되면서 보수를 위해 10개월가량 작전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농축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83㎿급 가압 중소형 원자로로 추진되는 아리한트 함이 이 사고로 2차 냉각수가 손상돼 원자로의 안전성까지 영향을 받았는지를 파악하려고 정밀 조사와 소독작업 등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작업 과정서 상당한 수의 파이프가 절단된 후 새것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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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힌두는 인도 해군이 러시아로부터 임차해 사용해온 공격형 잠수함(SSN) 차크라가 2016년 10월 초 비샤카타남 항으로 입항하던 과정에서 소나 돔이 손상한 사실이 부각되면서 아리한트 함 침수사고도 뒤늦게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두 잠수함 사고로 인도의 핵전력이 상당 기간 '공백'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인도 해군 고위 소식통은 러시아가 제공한 설계도면과 국내 건조 과정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리한트 함 침수사고는 이런 문제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한트급 SSBN 초도함인 아리한트 함은 수상에서는 시속 28㎞, 수중에서는 시속 44㎞로 각각 운항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 1천900㎞에 250kt 핵탄두(TNT 기준 25만t)를 탑재한 중거리 SLBM인 K-15는 12기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K-15보다 훨씬 크고 최대 사거리도 3천500㎞나 되는 SLBM '아그니 3'(K-4)는 4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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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적인 중국과 파키스탄에 맞서 핵잠수함 전력 확충에 주력해온 인도는 아리한트급 SSBN 2호 함인 아리드마한을 시험운항 등을 거쳐 내년에 취역할 예정이다.
인도는 아리한트급을 첨단기술선박'(ATV) 개발계획의 핵심으로 설정하고 동맹인 러시아로부터 아쿨라-1급 핵 잠수함 기술을 받은 후 이를 토대로 자체 기술 확보에 착수하는 등 역량 축적에 주력해왔다.
인도는 또 자제 개발과 병행해 2010년부터 러시아에서 임차한 아쿨라급 공격형 핵잠수함 한 척을 운용하고 있으며, 한 척 더 임차해 투입하기로 했다.
인도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6번째로 자체 개발한 핵잠수함을 보유· 운영하는 국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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