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투캅스'와 '공공의 적'을 섞으려니까 너무 어렵습니다."
강우석 감독은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숨부터 쉬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형사 시리즈물인 '투캅스'와 공공의 적'을 탄생시킨 강 감독은 현재 두 작품을 섞은 풍자 코미디물 '투캅스 vs 공공의 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강 감독은 "정말 해보고 싶지만, 아직 연출할지 말지 결심을 못 한 상태"라며 "두 작품을 섞기 위해 이 방향으로 가보고, 저 방향으로도 가봤지만, 아직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이어 "남들은 재밌다고 할지 몰라도, 지금 나온 시나리오대로는 진행할 수 없다"며 "작업은 계속하고 있지만, 두고 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만약 영화 제작이 최종 결정될 경우 '투캅스' 커플인 안성기·박중훈, '공공의 적'의 설경구가 출연할지도 관심이다. 강 감독은 "세 배우에게도 최종 시나리오를 본 뒤 결정하라고 말해놓았다"고 전했다.
강 감독은 '고산자-대동여지도'(2016) 이후 차기작으로 '투캅스 vs 공공의 적'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 JK필름을 이끄는 윤제균 감독이 몇 년 전 먼저 강 감독에게 제안한 작품이다. 강 감독은 "할리우드에서는 슈퍼맨, 배트맨 다 섞는데, 한국영화라고 못 섞을 것 없다"면서도 "(막상 해보니) 섞는 게 쉽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차기작 준비와 함께 자신이 이끄는 제작사 시네마서비스의 사무실을 오는 5∼6월 충무로로 다시 옮길 계획이다.
1993년 충무로에서 강우석 프로덕션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시네마서비스는 그동안 인수합병 및 분리, 사명 변경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중견 투자 배급 및 제작사로서 지난 25년 가까이 한국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015년에 강남 도산대로의 한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하고 첫 작품으로 '고산자-대동여지도'를 선보였던 강 감독은 "강남은 나와는 안 맞는 것 같다"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심기일전하기 위해 충무로로 다시 이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1990년대 한국영화계를 주름잡던 충무로의 원조 흥행사로 불린다. '투캅스'와 '공공의 적' 시리즈를 흥행시키고 '실미도'로 한국영화 최초로 1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러나 '전설의 주먹'(2012년)과 '고산자, 대동여지도' 등 최근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마음고생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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