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독일 대도시 쾰른에서 가까운 임메라트 마을. 이곳에 들어선 성(聖)람베르투스 가톨릭 교회가 1891년 완공되기까진 약 3년이 걸렸지만, 철거하는 덴 단 이틀이 소요됐을 뿐이다.
독일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는 10일(현지시간) 인터넷 영문판에서 대형 에너지기업 RWE 측이 탄광사업을 위해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의 반대 속에 교회를 전날 철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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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와 굴착기가 동원된 작업은 잔해 처리까지 완료하려면 앞으로 2주가 더 소요될 것이라고 RWE는 밝혔다.
임메라트 성당으로 불린 이 건물에서 마지막 예배가 있었던 해는 2013년이었다.
도이체벨레는 이미 유령 마을로 변한 임메라트에 막바지까지 남아있던 주요 건물 중 하나였다고 성람베르투스 교회를 설명했다.
일찌감치 이번 철거에 앞서 2006년 이 마일 주민 1천 200명은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도이체벨레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 정책에 맞물려 있는 탄광 산업은 독일에서 주요 정치적 이슈라며 이번 철거가 가진 상징적 의미를 짚었다. 실제로 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 및 원전 폐지와 더불어 석탄 사업 감축 속도는 에너지 정책의 핵심 테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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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회원들이 그간 이 마을에서 철거 반대 집회를 정기적으로 연 것도 그런 맥락에 닿아있다.
도이체벨레는 "문화를 파괴하는 자는 사람도 파괴한다"라며 사업 주체를 겨냥하거나 "우리를 위해 항상 거기 있어 줘서 고맙다"라며 교회에 사의를 전하는 회원들의 메시지를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독일 연방에너지ㆍ수(水)경제협회(BDEW)가 내놓은 2017년도 에너지믹스 비율 잠정치 보도자료에 따르면 석탄 37.0%, 신재생에너지 33.1%, 천연가스 13.1%, 원자력 11.6%, 양수 등 기타 5.1% 순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석탄의 2016년도 비율은 40.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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