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자 없이 일대일 비공개면담…핵심 사안 조율한 듯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9일 밤 전격 회동해 양당 간 통합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양당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전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만나 양당의 당 대 당 통합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두 대표의 만남은 배석자 없이 완전 비공개로 진행됐다.
보안 유지를 위해 회동 시각과 장소 등도 서로 직접 연락을 통해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저녁에 두 분이 만난 것으로 안다. (통합논의와 관련해) 지금까지만 벌써 4~5번은 만났을 것"이라며 "통합하자, 통합 방향에 뜻을 모으자는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새해 들어 양당의 공식 통합논의 기구인 '통합추진협의체'(통추협)가 출범돼 합의사항을 하나씩 차근차근 도출해 내고 있는 만큼 당 대표로서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들을 협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그간 통합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된 민감한 사안들과 관련해서도 일부 조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유 대표는 안 대표에게 의원총회에서 재확인한 소속 의원 전원의 강한 통합의지를 다시 한 번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최근 '통합속도 조절', '원칙 있는 통합' 발언 등을 놓고 일각에서 통합 유보로 입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해 온 만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통합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천명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 대표는 아울러 국민의당 중재파가 갈등 봉합을 위해 제시한 '안철수 조기사퇴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양당 통합을 마무리할 때까지 '협상 파트너'로서 완주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해당 중재안은 '통합 중지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유 대표가 양당 통합과정에서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가운데 일부 호남 중진의원들을 반드시 떨어내야 한다는 입장도 안 대표에게 전달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한다.
실제로 바른정당 의원들은 이른바 '박(박지원)·정(정동영)·천(천정배)' 등 몇몇 호남 중진의원들과는 통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으면서 바른정당이 우려하는 인적구성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 통합과정이 더 진척을 보이면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안 대표는 유 대표가 연일 당 내분 조속 정리 필요성을 제기하는 데 대해서는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신당'에 당내 중립파 의원들을 최대한 많이 합류시켜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양당 대표는 통추협에서 논의하다 맞닥뜨린 큰 장애물들을 일대일 담판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두 사람의 만남은 비공개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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