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임금 성차별 논란에 남성 스타방송인들 '보수삭감' 해법

입력 2018-01-10 19:33   수정 2018-01-10 19:40

BBC, 임금 성차별 논란에 남성 스타방송인들 '보수삭감' 해법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공영방송 BBC가 임금 성차별 논란 속에 고소득 남성 방송인들이 보수 삭감을 맞고 있다고 보수 일간 더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지난해 여름 BBC가 고소득 방송인 명단과 보수를 공개한 이후 몇몇 유명 남성 방송인들이 삭감된 보수를 이미 받아들였는데 추가적인 보수 인하 협상을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BBC 한 소식통은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해) 이미 일들을 했다"며 "양방향(증감)으로 보수가 달라진 이들이 많다"며 고소득 남성 방송인은 낮추고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 방송인은 높였음을 시사했다.
BBC는 보수가 70만~79만파운드(약 10억5천만~약 11월9천만원)로 공개된 제러미 빈 같은 스타 방송인들에게는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들 가운데 일부에서 하차하는 방식으로 낮아진 보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가 20만~29만파운드인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앤드루 닐은 이런 방식으로 이미 보수가 삭감됐다.
지난해 7월 BBC는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 가운데 2016년에 15만파운드(약 2억2천만원)를 넘는 보수를 받는 '톱스타' 96명의 명단과 보수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들 96명 가운데 여성은 3분의 1인 34명에 그쳤고, 25만파운드 이상으로 좁히면 전체 34명 중 여성은 9명에 불과했다.
소문만 무성했던 BBC의 남녀 임금 차별 관행이 사실로 드러나자 여성 방송인 43명이 즉각 BBC 사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임금 성차별 철폐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지사의 여성 에디터 캐리 그레이시가 남녀 임금 격차에 항의하면서 보직에서 사퇴, 임금 성차별 논란을 다시 점화했다.
그레이시는 지난 4년간 남녀 2명씩 4명의 국제 에디터가 있었는데, 두 명의 남성 에디터는 자신보다 최소 50% 이상 임금을 더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영국 평등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BBC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남성 국제 에디터 한 명은 경력 대부분을 종군 기자로 일해왔고 2000년에 취재차량 운전자가 이스라엘 포탄 공격에 숨지면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면서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그레이시의 주장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관계자는 "그는 회사를 위해 전선에서 자신의 생명을 맡겼다"며 "그는 자신이 그런 보수를 받을 만하고 생각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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