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중국서 '선물 보따리'…에어버스 184대·원전 수출(종합)

입력 2018-01-10 22:15  

마크롱, 중국서 '선물 보따리'…에어버스 184대·원전 수출(종합)
中, 프랑스산 소고기 수입금지도 6개월 내 해제키로
마크롱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EU 단일 목소리 내야"




(홍콩·서울=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김연숙 = 에어버스 여객기 184대 구매 등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서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받았다.
10일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중국이 에어버스 A320 184대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전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중국 정부의 에어버스 주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향후 몇 년간 주문량을 유지하고, 에어버스와 (라이벌인 미국의) 보잉 간의 시장점유율을 동등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시 주석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금전적 가치는 즉각 공개되지 않았으나, 총 1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여객기들은 2019년과 2020년에 인도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기 시장으로, 에어버스와 보잉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은 370억 달러 상당의 보잉 여객기 300기를 구매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이 프랑스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6개월 이내에 해제하기로 하는 합의를 끌어내는 쾌거를 거뒀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으로부터 원전수출 '선물'도 받았다.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이 전날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양국은 항공·원전·IT 등 분야에서 50개 항의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 기업가 회의에 참석해 프랑스 원자력그룹 아레바가 설계한 유럽형가압경수로(EPR·European Pressurized Reactor)의 수출을 기념하는 명판도 공개했다. 광둥(廣東)성 타이산(台山)에 건설 중인 원전 1호기 사업이 '세계 첫 EPR 공정'이라고 확인하는 명판이었다.
두 단계로 나눠 원자로 4기를 건설하는 타이산 원전 프로젝트는 1단계로 중국 광핵그룹(CGNPC)과 프랑스전력공사가 100억 유로(12조7천785억원)를 공동 투자해 용량 1천750MW급 EPR 원자로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타이산에 건설되는 세계 첫 EPR 원전이 곧 가동되면 중국과 프랑스가 함께 중대 인프라 사업을 완수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의 2위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京東)그룹은 향후 2년간 온라인 몰을 통해 20억 유로 규모의 프랑스산 제품을 판매하고, 1억 유로의 프랑스 제품을 직접 구매하기로 했다.
징둥은 또 프랑스 설비제조업체 피브(Fives)그룹과 1억 유로 규모의 기술을 구매하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의 푸짐한 선물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중국의 야심 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한 단일한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무시할 수 없으며, 이는 중대한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며 "다만 일부 국가들은 중국에 너무 호의적이어서 때로는 유럽의 이익을 희생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재정난을 겪는 그리스 등이 중국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EU 회원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지난해 중국 국영해운회사 원양해운(Cosco)은 그리스 최대 항구이자 해운 산업의 중심지이자 피레우스항의 지분 67%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올해 7월에는 중국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유엔인권이사회(UNHRC) 성명이 EU 28개 회원국 중 그리스가 유일하게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은 일부 회원국이 모든 문을 열어젖혀 중대한 사회기반시설을 싸고 쉽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대륙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존중을 얻고 전략적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유럽이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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