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가 파괴한 시리아 재건 비용을 왜 우리가 내?" 반발

입력 2018-01-11 11:03  

EU "러시아가 파괴한 시리아 재건 비용을 왜 우리가 내?" 반발
시리아 재건 싸고 러시아와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시리아 재건 참여를 압박하면서 비용 부담을 둘러싸고 양측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EU는 현재 시리아 재건 참여를 둘러싸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미 시리아 난민 등을 상대로 한 인도주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나 지난 7년간의 내전으로 황폐화한 시리아에 대해 본격적인 재건작업에 착수해야 하는지를 놓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EU 지역으로 몰려드는 시리아 난민을 억제하려면 시리아 재건이 불가피하며 이미 수백만 시리아 난민을 안고 있는 터키와 레바논 등은 EU에 자국에 대한 난민 부담을 완화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재건에 막대한 돈을 투입할 경우 결과적으로 시리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러시아와 내전 유발 당사자인 바샤르 알 아사드 현 정권을 도와주게될 뿐이라는 모순에 빠져있다.
여기에는 또 시리아 내전에 본격 개입해 대대적 공습으로 사실상 시리아를 파괴하는데 주 역할을 한 러시아의 뒤처리 비용을 EU가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반발도 깔려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블라디미르 치조프 EU 주재 러시아 상주대표(대사)가 EU 측에 시리아 재건작업 착수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치조프 대사는 만약 EU가 시리아 재건의 적기를 놓치면 추후 이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난민 억제와 시리아 재건 사이에서 고민하는 EU의 딜레마를 이용한 러시아 측 전략이라는 FT의 분석이다.
EU는 그러나 시리아 재건은 일단 정치적 전환 등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이 이뤄진 후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내전을 유발한 아사드 정권을 그대로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해 아사드 정권이 우위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슬람국가(IS) 패퇴 이후 시리아 평화절차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시리아 반군 측도 EU가 러시아와 터키, 이란 등이 주장하는 이른바 '4대 긴장 완화지역'에 재건 비용을 투입할 경우 아사드 정권을 경제적으로 지원해 결국 아사드 정권에 대한 국제적 공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 평화절차 과정에서 아사드 정권 유지를 시도하면서도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시리아 개입을 끝내려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전격 시리아를 방문해 러시아의 임무가 완료됐다고 선언했다. 시리아 파괴 복구 부담을 EU에 넘기면서 자신들은 손을 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치조프 대사는 EU가 인도적 지원 차원을 넘어 본격 재건작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EU가 주장하는 정치적 전환을 기다리는 사이 시리아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EU의 한 외교관은 FT에 "EU가 당장은 한 푼의 돈도 투입하지 않음으로써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 EU의 이익"이라면서 "러시아가 서두는 게 압력이 작용하기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리아 재건 문제는 올봄 브뤼셀에서 열리는 시리아 국제회의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도 EU의 태도를 고려해 자산들도 일정 재건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는 태도를 비치고 있으나 아사드 정권의 향배를 둘러싼 양측 간의 신경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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