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20편 이·착륙으로 연간 152만명 늘어 '포화상태'
국제선 증축·도심공항터미널 설치 등 대책 서둘러야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12일부터 김해공항의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평일 기준으로 20회로 늘면서 당장 터미널 등 시설 확충이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
부산시는 국토교통부, 공군, 공항공사 등과 협의를 거쳐 12일부터 김해공항의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슬롯)를 하루평균 18회에서 20회로 늘리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김해공항은 주당 195회, 연간 1만140회의 항공편을 추가로 운항할 수 있게 된다.
이용 승객도 연간 152만명이 추가된다.
김해공항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2.4%의 여객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국 공항 가운데 이용객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에도 연간 이용객이 1천640만명에 달했다.
연평균 여객 증가율을 반영하고 슬롯 증대에 따른 승객 증가분을 합치면 올해 김해공항 이용객은 350만명 이상이 늘어 2천만명에 육박하게 된다.
김해공항은 지금도 시설 부족으로 국제선이 몰리는 새벽 시간대 등에서는 승객이 수화물을 찾는 데만 1∼2시간이 걸리는 등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김해공항 국제선은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단계 확장공사를 해 연간 수용 능력을 기존 430만명에서 630만명으로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김해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여객은 920만명으로 적정 수용 규모를 46%나 초과했다.
올해 슬롯 증대로 늘어나는 항공편 대부분이 국제선 등에 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빌 것이 뻔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해공항 시설 증축 계획은 제자리걸음이다.
당초 국토부는 2023년까지 김해공항 국제선 수용 규모를 947만명으로 확대하는 김해공항 국제선 2단계 확장 용역을 벌였으나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전면 중단한 상태다.
기존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증축공사가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과 겹치면서 중복투자 등으로 매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증축 계획을 보류했다.
부산시는 당장 지난해 이용객만 보더라도 2단계 확장 이후의 수용 인원에 육박해 하루라도 빨리 김해공항 국제선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는 김해공항 국제선 2단계 확장 시점과 김해신공항 개장 시점이 몇 년 차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기간 김해공항 이용객이 겪어야 하는 불편은 외면하고 있다"며 "국제선 터미널을 확충한 뒤 신공항이 개항하면 유통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급증하는 김해공항 여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심공항터미널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도심공항터미널은 공항이 아닌 도심에서 발권, 수화물 처리, 출국 수속 등 항공기 탑승에 필요한 절차를 밟는 시설이다.
부산시는 3월께 도심공항터미널 신설 타당성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부산역이나 해운대 등 터미널 입지도 결정할 예정이다.
송종홍 부산시 공항기획과장은 "도심공항터미널은 공항으로 몰리는 여객을 분산하는 효과가 크고 향후 여건변화에 따라 시설 재활용도 용이해 급증하는 김해공항 여객수요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정부나 공항공사가 김해공항 이용객 편의를 위해 도심공항터미널 건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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