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 英원전사업에 日정부 보증 추진…거대한 리스크"

입력 2018-01-11 17:12  

"히타치 英원전사업에 日정부 보증 추진…거대한 리스크"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영국에서 진행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해 일본·영국 정부가 3조 엔(약 28조8천억 원)의 투융자 세부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11일 관계자를 인용해 양국정부가 작년 말 문서교환을 통해 이런 계획을 확인했다고 전하고 "민간 프로젝트에 대해 양국의 이례적인 지원은 선진국 원전사업 리스크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영국 원전 건설 계획은 거대한 리스크"라고 경고했다.
사업이 실패하면 관련 기업의 손실뿐 아니라 양국 국민의 부담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히타치가 영국 서부에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020년대 중반에 운전개시를 노리고 있다. 이번 투융자는 히타치가 2012년 독일 전력회사로부터 900억 엔에 인수한 영국 원전회사 호라이즌의 사업에 대해 이뤄진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출자액은 4천500억 엔이며 히타치, 일본, 영국 측 등 3자가 1천500억 엔씩 맡는다.
일본 측 출자 주체로는 정부계 금융기관인 일본정책투자은행이나 대형 전력회사 등이 거론된다.
총 2조2천억 엔의 융자는 일본과 영국에서 절반씩 이뤄지며, 1조1천억 엔 규모의 일본 측 융자 주체는 정부계 국제협력은행이나 3대 메가뱅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정부계 일본무역보험이 융자 전액을 보증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선진국 상대 무역보험에서 전액 보증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아사히신문은 분석했다.
히타치는 2020년께 이 사업을 계속할지에 대해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사업 지속에 대한 판단은 호라이즌에 대한 출자비율을 현재의 100%에서 50% 미만으로 낮출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가 미국 원자력 사업에서 고배를 마시며 경영위기에 빠져든 사태를 고려, 영국 원전사업을 히타치 본사의 연결대상에서 떼어내기 위해서다. 계획대로 하면 히타치 출자비율은 33.3%가 된다.
영국 정부는 이 원전에서 발전한 전기의 매입 가격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가격이 산정한 것보다 낮으면 사업 채산성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일본 전력회사의 출자도 유동적이며, 사업은 불투명한 상태다. 출자금이 잘 모이지 않으면 히타치도 지금까지 댄 2천억 엔의 손실을 떠안고 사업을 포기해버릴 수도 있다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히타치는 애초 이 원전에 원자로만 납품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원전 수주전에 뛰어드는 등 인프라 수출 경쟁이 격화하자 2012년 호라이즌을 인수했다.
일본 정부도 히타치 원전사업을 선진국 원전사업의 운명을 가늠하는 사업이라며 영국 정부와 지원책을 교섭해왔다. 일본 내 원전 신증설이 어렵자 해외실적으로 인재나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
원전 건설에서는 선진 각국에서 강한 역풍이 불고 있다. 프랑스 아레바(AREVA)는 핀란드나 프랑스에서 진행하는 원전 비용이 늘어나면서 커다란 손실을 보고 있다.
이번 영국 원전 건설 계획에 대해 관계자들로부터는 "영국을 위한 프로젝트인데도 불구하고 일본 측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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