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를 꿈꾼다.
NC 다이노스 나성범(29)도 그렇다. 언제나 한결같이 메이저리그의 꿈을 가슴에 품고 성장해 나가고 있다.
약간의 변화가 있다면 좀 더 신중해졌다는 것이다.
2018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황재균(kt wiz), 김현수(LG 트윈스) 등 전 메이저리거들이 줄줄이 KBO리그에 복귀한 상황이 나성범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쳤다.
2년 전,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워낙 홈런과 타격으로 이름을 날린 선수들이었기에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박병호는 부상까지 겹쳐 마이너리그에서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 있었지만 적은 기회에 자리를 제대로 잡이 못해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는 등 순탄치 않은 생활을 했다.
황재균도 스플릿 계약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았다. 성공적으로 안착했던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마저 음주 물의로 팀에서 떠나야 할 위기에 몰린 상태다.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나성범은 "예전에는 무조건 메이저리그에 간다고 했는데, 지금은 좀 달라졌다"며 "돌아온 선배들을 보면…. 한국을 제패할 정도로 여러 성적을 거둔 상태로 갔음에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여기서도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타지에 있는 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나성범은 덧붙였다.
그렇다고 꿈 자체가 쪼그라든 것은 아니다.
나성범은 "더 큰 무대의 꿈은 당연히 갖고 있다. 지금도 그렇게 목표를 잡고 하고 있다"며 메이저리거의 꿈은 계속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오래전부터 키워온 꿈이다.
나성범은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추신수였다. 추신수 선수가 뛰는 곳이기도 하고, 메이저리그는 잘하는 선수들의 모이는 곳이다"며 "기회가 되면 가고 싶다"고 밝혔다.
단, '무조건' 가지는 않겠다는 마음이다.
나성범은 "조건 등이 딱 떨어져서 괜찮으면 가야 하지 않을까. 그때 상황에 따라 조건을 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해 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은 나성범에게 먼 이야기일 수도, 다가오는 미래일 수도 있다.
야구규약에 따르면 데뷔 후 9년(대졸 선수는 8년)을 뛴 선수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그에 앞서 만 7년이 지나면 구단 동의를 얻어 국외로 진출할 수 있다.
연세대를 졸업해 2012년에 NC에 입단, 2013년부터 1군에서 뛴 나성범은 올해와 내년을 더 보내면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자격을 얻는다.
단순히 기간만 채우면 될 일도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끌 실력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괜찮은 조건'을 만들려면 더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성범은 '꿈'을 이야기하면서 메이저리그를 언급한 것이다.
더 현실적인 목표는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확고한 NC의 우익수가 아니냐는 말에 나성범은 "그렇지 않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나성범은 "오늘 신년회에서 2차 드래프트로 들어온 선수와 신인, 군 제대 선수들을 만났다. 나간 선수들도 많지만, 들어온 선수도 많아서 또 다른 경쟁이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프링캠프에서 누가 치고 올라올지 모르니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우리 팀뿐 아니라 KBO리그에 있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하려고 하므로 새로운 마음으로 해야 한다"며 단단한 새해 다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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