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열어뒀지만…트럼프의 대북전략 여전히 불투명

입력 2018-01-12 01:11   수정 2018-01-1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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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열어뒀지만…트럼프의 대북전략 여전히 불투명
CNN "대화·전쟁 놓고 혼란스러워…트럼프 딜레마에 처해"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자신의 대북강경노선 덕분에 남북 간 대화에 물꼬가 텄다고 연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그 너머로 이어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향해 순항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적절한 상황과 시기의 조성'이라는 전제를 달아 북미대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확한 대북 전략이 무엇인지, 기존에 요구해왔던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에 변화를 줄지 여부 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CNN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충분히 예상치 못한 남북 간 해빙 기류가 미국의 대북 전략에 영향을 미쳤지만, 미국 내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의 길로 가려는 것인지, 아니면 전쟁의 길로 가려는 것인지 혼란스러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택의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CNN은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본토 타격 위협에 맞서 파괴할 것인지 아니면 감수하고 갈 것인지를 둘러싼 딜레마에 직면하기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아있다"고 말했다.
CNN은 다만 "남북 간 회담이 전쟁 쪽으로 움직이는 듯 보였던 미국 쪽 분위기를 바꿔놓았으며, 그 대화는 트럼프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과장 섞인 레토릭(수사)을 지속해 긴장이 고조될 경우 평창올림픽을 방해하는 결과를 빚어 한미동맹에 균열을 초래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데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CNN은 또 "많은 전문가가 한미 간 이간질이 김정은의 노림수라고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공격할 경우 오히려 김정은의 손에 놀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예측 불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이번 올림픽이 위기의 근본적 완화가 되기보다는 일시적 중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북핵·미사일 포기'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불분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한 행정부 관료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당장 북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작아 보이는 가운데 돌파구를 뚫기가 쉽지 않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딜레마라고 CNN은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일부 언론은 "대화 국면 조성은 나의 공"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 '미치광이 전략'이 일면 통한 측면도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대화가 이뤄진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국, 러시아 같은 열강에 대한 압력을 높인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대북 제재에 주효했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북한 당국자들이 미국의 대북전쟁 태세를 두려워한다는 한반도 전문가의 '38 노스'기고 글을 인용, "트럼프의 호언장담과 허풍이 북한 지도층에 두려움을 일으켜 긴장 완화를 위한 길을 찾도록 추동한 측면이 있다"고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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