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보폭 맞추기'…"확실히 힘 실어줘야"
'安·劉 통합선언' 아이디어 차원서 검토 중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의 합당 여부를 최종 결정할 전당대회(당원대표자회의)를 언제 개최할지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소속 의원과 원외위원장, 당원들 대다수가 통합에 찬성하는 분위기인 만큼 전대에서 합당 안건이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대 결과가 통합 국면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바른정당 내에서는 국민의당보다 앞서 전대를 개최함으로써 통합의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 전대를 도와줄 수 있는 전략적 고려를 해야 한다"며 "확실히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시점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정당이 먼저 강력한 통합의지를 보임으로써 통합파와 반(反)통합파의 극한 갈등 속에 치러질 국민의당 전대에 힘을 보태 합당 안건이 수월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이 이날 당무위원회에서 전대 일자를 확정하는 대로 바른정당은 의원총회를 비롯한 내부 회의를 거쳐 전대 날짜와 개최 방식 등에 대한 논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 경우 늦어도 2월 초에는 전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때 합당 찬반을 묻는 투표 대신 정족수를 채울 수 있을 정도의 당원대표자들만 모여 만장일치로 합당을 의결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다만 전대 개최 시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당 전대 이전에 바른정당 전대를 개최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많지만, 전략상 더 늦추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내부 상황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앞서 나갈 경우 당내 통합 엇박자가 불거질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양당의 전대 개최와는 별도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조만간 통합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통합을 둘러싸고 양당 안팎에서 여러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며 "두 대표가 일종의 이벤트 성격으로 통합을 선언해 잡음을 제거하고 통합 원동력을 키우는 게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가 양당 사이에서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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