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인 울린 '눈송이 소년'에 온정 밀물

입력 2018-01-12 19:02  

13억 중국인 울린 '눈송이 소년'에 온정 밀물
아버지도 고향서 일자리 얻어 함께 살게 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13억 중국인의 마음을 울린 '눈송이 소년'에게 온정의 손길이 쇄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눈송이 소년은 최근 중국의 소셜미디어에 사연과 사진이 소개된, 윈난(雲南)성 자오퉁(昭通)시 주안산바오(轉山包)초등학교에 다니는 8살 소년 왕푸만(王福滿)을 말한다.
사진 속 왕푸만은 겨울옷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얇은 옷차림을 한 채 머리와 눈썹은 온통 눈으로 뒤덮여 서리까지 맺혔고, 볼은 추위에 빨갛게 상기됐다. 어색한 표정의 왕푸만 주변 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 초등학교에서 약 4.5km 떨어진 마을에 사는 그는 매일 1시간 넘게 걸어서 등교한다. 영하 9도의 맹추위 속에서도 목도리나 장갑을 하지 않은 채 걸어서 등교하다가 이런 모습이 된 것이다.
담임교사가 찍은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국에 전해졌고, 그에게는 '눈송이 소년'(氷花男孩)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전역에서 온정의 손길이 쇄도했다.
윈난성 청소년발전기금에 따르면 전날 오후까지 모인 후원금은 무려 190만 위안(약 3억1천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10만 위안(약 1천640만원)의 성금이 1차로 주안산바오초등학교에 전달돼 가난한 아이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생 81명에게 각각 500위안(약 8만원)의 지원금이 주어졌다.
이 지역의 한 엔지니어링 기업은 두꺼운 옷과 난방기구 등 144개의 물품을 이 학교에 기부했다. 왕푸민은 "많은 사람이 나를 돕고 많은 선물까지 줘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왕푸민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 기업이 그의 아버지에게 고향의 일자리를 제안해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도시로 돈을 벌러 나간 농민공이었고, 왕푸만은 누나와 할머니와 함께 낡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가 그에게 5위안(약 800원)의 용돈을 주자 왕푸민은 "아빠가 나중에 아플 때 치료비로 쓰겠다"며 돈을 저축하겠다고 말했다.
윈난성 청소년발전기금은 왕푸민처럼 농민공 부모와 떨어져 농촌에 홀로 남겨진 '류수아동'(留守兒童)을 돕기 위해 9개 지역에 기부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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