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대표 "'거지소굴' 발언 트럼프, 인종차별주의자"

입력 2018-01-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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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대표 "'거지소굴' 발언 트럼프, 인종차별주의자"
인권고등판무관 대변인 '직설적 논평'…유엔-미 갈등 더 커질 듯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UNOHCHR)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통령이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며 "유감이지만 그를 부를 수 있는 말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여야 상ㆍ하의원 6명과 이민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중미, 아프리카 국가를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shithole) 나라들에서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루퍼트 콜빌 UNOHCHR 대변인은 성명에서 "백인이 아니고, 그래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와 대륙을 '거지소굴'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racist)'라고 칭했다.
그는 멕시코인과 무슬림을 비하하고 국적과 종교에 따라 타깃을 정한 정책, 반유대주의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비판 회피 등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보였던 모습은 제2차 대전 이후 전 세계가 애써 정립하려 노력한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0년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아이티와 아프리카를 언급하면서 '거지소굴' 발언을 해 참석한 의원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shithole'은 매우 지저분하고 더러운 거지소굴 같은 곳, 시궁창 같은 곳 등으로 번역되는 욕설에 가까운 비속어다.
유엔 인권 최고기구가 미국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한 것도 처음이어서 유엔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갈등도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유엔 인권이사회가 이스라엘을 편향적으로 비판한다며 탈퇴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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