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지소굴' 파문에 "내가 사용한 언어 아니다"

입력 2018-01-1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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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거지소굴' 파문에 "내가 사용한 언어 아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한 자신의 '거지소굴' 언급에 비난이 쇄도하자 일단 부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다카) 회의에서 나에 의해 사용됐다는 언어는 거칠다"며 "그러나 이는 (나에 의해) 사용된 언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거친 것은 기이한 (의원들의 다카) 제안-다카의 큰 후퇴"라고 덧붙였다.
'거지소굴' 언급에 대해 공화·민주 정치권은 물론 유엔까지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등 국제적으로 파문이 확산하자 일단 물러서면서 '다카 논란'으로 물타기 하려는 모습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공화·민주 의원 6명과 만나 이민개혁 해법을 논의하던 중 아이티 등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shithole)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 회의는 미 행정부와 의회가 다카 폐기에 따라 추방될 위험에 놓인 청년들(일명 '드리머')을 구제하고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 확보 방안을 합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과정에서 열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지소굴' 발언은 정치권 등 미 국내의 비판을 넘어 국제적 파장으로 비화하는 조짐이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UNOHCHR)은 12일 "미국의 대통령이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며 "유감이지만 그를 부를 수 있는 말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루퍼트 콜빌 UNOHCHR 대변인은 성명에서 "백인이 아니고, 그래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와 대륙을 '거지소굴'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racist)'라고 칭했다.
미 백악관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선동적 언급을 했다는 보도를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전날 '거지소굴' 언급 논란에 "워싱턴의 어떤 정치인들은 외국을 위해 싸우기로 선택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미국인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를 재확인하며 명확한 입장 개진을 피했다.
sh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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