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래 '최대 인파'…내주 중 관람객 100만명 넘어설 듯
(화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정말 얼음 반, 사람 반입니다. 개막일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이 찾아왔네요."
전국을 꽁꽁 얼린 한파가 힘을 잃은 13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얼음벌판 위에서 열린 산천어축제에 역대 최다 인파가 찾았다.
화천군은 이날 21만7천764명의 체험객이 축제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존 일일 최대 인파 기록은 지난해 1월 21일에 세운 18만6천724명이다.
축제 관계자는 "이런 기세라면 다음 주 중 누적 관람객이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축제장은 얼음구멍마다 관광객들이 드리운 낚싯대로 빈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주차장과 인근 이면도로는 주차는 커녕 차량 통행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주차 관리인은 "13만여명이 찾은 개막일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린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30cm 이상 꽁꽁 얼어붙은 화천천 위에서는 강태공들이 얼음구멍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며 산천어의 움직임을 살폈다.
낚시터 곳곳에서는 힘껏 낚싯줄을 당기며 "잡았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낚싯대를 들어 올리다 산천어를 놓쳐버린 관광객들은 아쉬운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아내와 두 자녀, 조카와 함께 이틀째 축제장을 찾은 김명철(42)씨는 "따뜻해진 날씨에 아이들도 더 즐거워한다"며 "어제는 얼음구멍이 꽁꽁 얼어 뚫어내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한결 수월하다"고 전했다.
축제를 즐기는 외국인들은 심심치 않게 잡히는 산천어에 연신 감탄사를 외쳤다.
대만에서 온 대학생 유안 후에민(27)씨는 "인터넷으로 우연히 본 산천어 낚시가 재밌어 보여 일본 친구와 함께 왔다"며 "대만 겨울은 추워 봤자 영상 10도 정도인데 한국은 영하 10도 이하의 날씨에도 고기가 잘 잡혀 신기하다"고 말했다.
산천어 맨손 잡기 행사장도 한결 풀린 기온에 반소매 셔츠, 반바지 차림으로 물속에 뛰어드는 체험객들로 붐볐다.
낚시로 허기진 관광객은 현장 구이터에서 산천어를 노릇하게 구워 맛보며 오감으로 축제를 즐겼다.
'산타마을'로 유명한 핀란드 로바니에미시에서 온 산타클로스가 루돌프 모형의 썰매를 타며 축제장을 누벼 어린이들의 관심을 듬뿍 받았다.
푸른 눈의 산타는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얼음썰매장과 얼음조각공원 등 곳곳에 마련된 체험 행사장에도 관광객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축제장과 인근 상가마다 관광객 발길에 축제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모습이다.
축제 프로그램은 얼음낚시, 산천어 맨손 잡기, 루어낚시, 썰매 타기, 얼음조각 전시, 창작썰매콘테스트 등 60여종에 달한다.
축제장 인근 청소년수련관에서는 2018 세계겨울축제 국제심포지엄이 열려 축제 관광산업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화천군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총 75만9천517명의 관람객이 축제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해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yang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