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계입문 후 네번째 창당·합당 실험…이번에 성공할까

입력 2018-01-14 05:00   수정 2018-01-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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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정계입문 후 네번째 창당·합당 실험…이번에 성공할까

새정치연합→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추진
'새정치'→'제3세력·중도통합'…진보 아닌 보수와 손잡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정계 입문 6년도 안 돼 벌써 네 번째 정계개편을 시도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합당이라는 이번 정치 실험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대표는 2012년 9월 새 정치를 기치로 18대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정계에 발을 들인 뒤 주요 선거를 기점으로 끊임없이 창당과 합당 추진을 반복하며 정계개편을 시도해왔다.
새정치연합 창당을 추진하다 민주당과 합당 후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고, 탈당 후 국민의당을 창당한 뒤 지금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며 중도개혁과 제3세력의 통합을 꿈꾸고 있다.
안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뒤 2013년 4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했고 이듬해인 2014년 초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 창당을 추진했다.
그러다 같은 해 민주당과 합당해 '제3지대 신당'을 기치로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 김한길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다 '7·30 재보선' 참패 후 대표직을 내려놨다.
당이 '문재인 체제'로 전환되자 '반문'(반문재인) 진영에서 개혁을 외치던 안 대표는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말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이듬해 지금의 국민의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40석을 확보하며 '녹색 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안 대표가 추진하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은 과거 그의 합당·창당 시도와 다른 몇 가지 차이점이 눈에 띈다.
우선 과거 '새판짜기'를 할 때는 새 정치를 화두로 내걸었다면 이번 바른정당과의 합당 추진에 있어서는 제3 지대 강화와 중도통합, 다당제 확립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다른 점이다.
또 그동안은 진보 세력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및 그 계열과 손을 잡고 변화를 시도했다면 지금은 보수 진영인 바른정당과 손을 잡으려고 한다는 점도 과거 시도와 대조되는 차별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의 이번 정치 실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낙관과 비관적 전망이 교차한다.

안 대표 등 통합파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양당의 '통합 신당'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누르고 지지도 2위 정당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결과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지만 아직 출범도 하기 전인 데다 지지율은 정국 상황 변화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통합 찬반을 둘러싼 극심한 당내 갈등의 향배도 통합 신당의 앞날과 무관치 않은 만큼 당 내홍이 어떻게 정리될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내 중도파는 물론이고 반대파도 최대한 흡수해야 통합 신당의 파괴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 중진 중심의 반대파가 끝내 '개혁 신당'을 창당해 딴 살림을 차리고, 특히 이들이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명을 확보할 경우 통합 신당의 입지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안 대표가 합당과 관련한 절차적 정당성만 확보하는 데 만족해서는 안 되고 반대파를 끝까지 설득해 한 명이라도 더 흡수하는 동시에 당내 갈등을 최대한 원만하게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이런 맥락에서다.
아울러 양당제 중심의 국내 정치 구도 속에서 정체성이나 입지 모두 모호한 제3세력·중도세력이 중도정당으로서의 명확한 정치 철학이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선 통합 후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의 관계 설정 문제, 대북정책 등을 둘러싼 양당의 현실적인 노선 차이 극복 문제 등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통합 신당의 직접적 시험대는 '6·13 지방선거'다.
창당 후 첫 선거인 지방선거에서 선전하거나 기대 이상의 승리를 거두면 통합 신당의 앞날은 탄력을 받겠지만 반대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통합 신당의 입지는 급속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는 이제 정당 만드는 전문가의 길을 가고 있어 더는 새 정치를 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도통합은 꼭 필요한 시도지만 국내 정치 여건이 중도정당이 자리 잡는 데 힘이 든다면 성공 확률은 크게 높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중도개혁·통합은 국민에게 환영받을 일이지만, 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이나 지역 기반 문제 등 현실 정치 문제를 어떻게 타개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안 대표가 호남 중진 등 당내 반대파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을 볼 때 현실 정치에서 아직 미흡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안 대표의 정치는 아직 실험 속에 있는 것 같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양호 두문정치정략연구소 소장은 "양당제의 폐해 극복을 위해 제3당을 만든다고 하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보수 정당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과 진보 정치를 하다가 왜 보수 정치로 전환하는지에 대해 국민에게 먼저 설명해야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e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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