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공식 통합선언 의미…통합 기정사실화로 모멘텀 극대화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 초 '정치개혁선언문'(가칭)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통합의 당사자인 두 대표가 '통합 신당'의 창당 정신과 정체성, 정치개혁 방향 등을 직접 제시한다는 점에서 선언문 발표는 사실상 양당의 공식 통합선언문 성격이 될 전망이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당 대표가 선언문 내용을 두고 마지막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며 "빠르면 주초에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공동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최근 비공개 단독회동을 수차례 진행한 끝에 일종의 통합선언을 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찬반을 둘러싼 국민의당의 내부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는 만큼 두 대표가 먼저 전면에 나서 상징적으로 통합선언을 함으로써 양당 합당을 기정사실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양당 통합논의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잡음을 제거하고 통합의 모멘텀을 극대화함으로써 내달 4일로 확정된 국민의당 임시 전당대회에서 찬성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유 대표는 이번 '통합선언'을 통해 국민의당 통합파에 확실히 힘을 실어주겠다는 생각이다.
유 대표는 당원 대다수가 통합에 찬성하며 단일대오를 형성한 상황에서도 내부 결속을 더 다지는 동시에 국민의당 내분 정리 재촉 등을 위해 그간 통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유 대표는 최근 통합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정리했다"며 "앞으로 통합논의의 속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통합선언 이후에도 비공개 양자회동을 이어가며 통합논의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양당 통합추진협의체(통추협)가 양당 합당의 구체적 절차를 밟는 실무 역할을 한다면 두 대표 간 회동에서는 통합의 큰 방향을 잡는 것은 물론 향후 논의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을 일대일 담판 형식으로 정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두 대표 간의 통합 움직임은 이처럼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국민의당 '2·4 임시전당대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양당 합당에 급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최종 의결할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 개최 시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늦어도 1월 말에는 전대를 열어 통합에 대한 바른정당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국민의당 전대를 앞두고 통합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국민의당 전대 결과를 지켜보고 해도 늦지 않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바른정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먼저 전대를 열어 국민의당 통합파를 지원하자는 의견이 많은 편"이라면서도 "국민의당 전대 결과가 예측불허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전대를 나중에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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