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대법관 4명이 대법원장의 사건 배당과 법원 행정에 문제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인도판 사법파동"이 벌어지고 있다.
13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자스티 첼라메스와르 대법관 등 4명의 대법관은 전날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팍 미스라 대법원장이 사건 배당을 자신이 선호하는 대법관에게 자의적으로 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이 상대적으로 경력이 적은 대법관에게 배당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재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의 아미트 샤 총재가 살인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담당한 B.H 로야 판사가 2014년 12월 갑자기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차원에서 조사할 것을 대법원장에게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야 판사의 사인은 당시 심장마비로 나타났지만, 유족들은 정치적 음모를 의심하고 있다.
첼라메스와르 대법관 등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스라 대법원장에 서한을 보내고 면담도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며 이에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대법관들이 대법원장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자회견을 놓고 인도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법관들이 타당한 지적을 했다면서 미스라 대법원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대법관들이 이런 문제를 법관 회의 등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대외적으로 들고나온 것이 부적절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에서는 별도의 대법원장 선발 방식이 없이 최선임 대법관이 대법원장을 맡아온 그동안의 관행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스라 대법원장은 아직 이번 사건에 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인도 변호사협회는 7명의 중재위원을 선임해 대법관들과 대법원장을 만나 이번 사건을 중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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