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약속 지켜야" vs "일본, 위안부피해 이해해야"

입력 2018-01-14 19:22  

"국가와 약속 지켜야" vs "일본, 위안부피해 이해해야"
한일의원 도쿄 새해 상견례 자리서 위안부 합의 문제 격론

(도쿄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강병철 기자 = "국가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 vs "일본도 위안부 할머니의 피해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우리 정부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 요구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가 일언지하에 거부한 가운데 양국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에 따르면 양국 의원간 격론은 지난 11일 저녁 일본 도쿄의 한 호텔 중식당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소속 양국 의원들 모임 자리에서 있었다.
우리측 의원 6명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주최 신년회 행사 참석차 도쿄를 방문했는데 일본측 연맹 소속 의원들이 새해 상견례 겸 환영 자리를 만든 것이다.
문제는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자민당 의원의 인사말에서 시작됐다.
그는 우리 정부의 사죄 요구 등을 언급한 뒤 "당혹스럽다. 국가간 약속은 착실히 이행하는 게 국제적 상식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본 정부가 여러 차례 밝힌 것과 같은 내용이지만,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의 모임 자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그는 또 지난 10일 이수훈 주일대사로부터 사전에 설명을 들었을 때는 한국이 합의를 인정하고 이행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사죄 요구 등의) 보도를 보면 이해할 수 없다"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대신해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한 송영길 의원(연맹 부회장)이 반박에 나섰다.
그는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의 입장이나 국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위안부 합의는 불가피하게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등 조목조목 반박했다.
송 의원은 특히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사건을 이슈화하는 점을 거론하고 "나도 일본 입장을 충분히 공감한다"며 "마찬가지 입장에서 일본측도 수십만명이 강제징용 당한 것,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를 같이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다음날 민단 주최 신년행사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재차 거론했다.
오공태 민단 중앙본부 단장이 "위안부 합의를 계속 이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자 참석한 일본 의원들이 "감동적인 말이다"라고 박수로 환영했다.
이를 본 송 의원은 단상에 올라가 "상황이 그렇지 않다"고 오 단장의 입장이 한국 정부의 입장으로 오인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송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측 의원과의 대화와 관련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지만) 서로 진솔하게 대화했다"며 "일본 의원들의 평창 방문시 지원하고, 아베 총리도 평창에 오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choinal@yna.co.kr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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