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차량 통제는 제각각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새해 들어 첫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인천 지역 공공기관은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전날 수도권 행정·공공기관 임직원 52만여 명에게 저감조치 발령과 차량 2부제 시행 사실을 통보했지만, 제대로 지켜지는 곳은 많지 않았다. 일부 공무원은 이 사실을 모르고 차량을 끌고 출근길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
인천시청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정문에 청원경찰관 2명을 배치해 차량 끝 번호가 짝수인 차량의 정문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차량 통제 시작 30분도 채 되지 않아 6∼7대가 정문출입을 거부당해 되돌아갔다.
차량출입을 거부당한 공무원들은 "오늘 미세먼지 저감조치로 끝 번호 홀수인 차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라는 청원경찰관의 말에 "알았다"거나 "협조하겠다"며 핸들을 돌렸다.
몇몇 짝수 차량 운전자는 정문 앞 갓길에 잠시 차를 대놓고 휴대전화로 인근 주차장을 검색하기도 했다.
시청 청원경찰관은 "차량 2부제를 한다는 걸 전혀 몰랐다는 분들이 대다수"라며 "미세먼지 때문에 시행하는 조치라고 설명하면 대부분 알았다고 하고 돌아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출근시간대 인천지방경찰청 1층 지상 주차장과 지하 1∼3층 주차장에도 2부제 대상인 짝수 번호판 차량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비율로 따지면 주차된 차량 10대 중 2대가량이 짝수 차량이었다.
인천경찰청은 전날 오후 5시 넘어 차량 2부제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 직원에게 보내고 정문 앞에 '미세먼지 주의보. 차량 2부제 실시. 오늘은 짝수 차량 쉬는 날'이라고 적힌 안내 팻말을 부착해 뒀다.
그러나 일부 짝수 차량은 별다른 제지 없이 정문을 그냥 통과하기도 했다.
인천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은 "어제 차량 2부제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짝수 차량을 몰고 평소처럼 출근했다"며 "다음번 2부제 때는 꼭 참여하겠다"고 했다.
인천시 산하 사업소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지하 1·2층 주차장에서도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같은 청사 내에 경제청 외 국제기구와 음식점, 은행, 카페 등 2부제 대상이 아닌 차량 이용자가 다수 섞여 있어 일률적으로 통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미세먼지 저감조치 발령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작 대중교통 요금 감면이 서울에서만 이뤄졌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공무원도 있었다.
인천 주안역 인근에 거주한다는 인천시청 소속의 한 40대 공무원은 "오늘 차량 2부제를 한다는 사실을 문자로 받지 못했다"며 "이미 차를 갖고 나왔으니 어쩔 수 없이 주변 공영 주차장을 찾아봐야겠다"고 했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출퇴근하는 한 인천시 공무원은 "평소 차를 갖고 다니는데 오늘 차량 2부제를 한다고 해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며 "대중교통 요금을 감면해줄 거면 인천이나 경기도도 깎아주는 게 형평성에 맞다."라며 아쉬워했다.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전날 밝혔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지난해 12월 30일 처음 시행된 이후 보름 만에 다시 발령됐다. 차량 2부제는 평일인 이날 처음 시행됐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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