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 후퇴"…황운하, 청와대 권력기관 개혁안 비판

입력 2018-01-15 09:51  

"대통령 공약 후퇴"…황운하, 청와대 권력기관 개혁안 비판
페이스북서 "수사권·기소권 분리 빠져…압수·체포영장 독점권 없애야"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청와대가 검찰과 경찰 등 기존 권력기관 권한 분산에 초점을 맞춘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경찰 내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인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수사권·기소권을 분리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에서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황 청장은 개혁안이 발표된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공약은 수사권·기소권을 분리하겠다는 것이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보충적 수사권을 보유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이번 청와대 발표로 검찰은 비교적 폭넓은 직접수사권을 인정받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경찰은 1차적·본래적 수사기관으로, 검찰을 2차적·보충적 수사기관으로 규정한 것이 이번 발표안에 담긴 검찰개혁의 요체이다"라면서 "큰 틀에서 볼 때 그간의 수사구조에 일대 전환을 가져오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황 청장은 "다만,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경제·금융 사건으로 폭넓게 인정한 것은 검찰 개혁의 본질인 검찰권력 쪼개기를 무의미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검찰은 대기업의 경제범죄나 금융범죄에서 기소권과 결합한 막강한 수사권을 행사하며 정치인, 고위공직자의 부패비리로 수사를 확대해 왔다"면서 "이와 같은 검찰의 막강한 직접수사권 때문에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으로 불려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발표가)검찰의 주된 활동무대를 기업·금융 등 수사로 공식화함에 따라 검찰은 기존 영역에서 별 잃을 게 없는 결과가 됐다"면서 "검찰권력의 폐해가 수사권·기소권 결합에 있고,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떼어내지 않은 한 검찰권은 언제든 오남용 되어 인권침해와 부정부패를 가져올 수 있다는 문제의식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황 청장은 검찰개혁에 대한 방법이나 후속조치에 대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국회 입법에 의존하지 않고)대통령령으로 검찰 직제와 인력을 조정하면 된다"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하고, 직접수사 인력을 형 집행 등 다른 기능으로 전환 배치하거나 경찰 수사인력으로 이관하는 것"을 제안했다.
또 "경찰을 1차적 수사기관으로 규정한 것이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게 하려면,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에서 검찰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경찰수사는 사실상 무력화되고, 검찰은 여전히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황 청장은 "이번 발표에서 압수수색·체포영장에 대한 검사독점적 청구권의 해결 방안과 검사의 수사지휘권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새로운 수사구조 정착에 커다란 걸림돌로 남겨질 여지가 있어 무척 아쉽다"면서 "검찰 직접수사가 남겨진다면 인권침해의 주된 동기가 되었던 검사조서의 증거능력은 철폐되어야 하는데도,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도 대단히 유감이다"라면서 글을 맺었다.
앞서 청와대는 검찰이 고위공직자 수사기능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이관하고 특수수사를 제외한 직접수사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긴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hk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