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해당 대중교통 요금면제 혜택에 경기도 주민들은 시큰둥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미세먼지 저감 조치에 따라 차량 2부제가 실시된 15일 경기북부지역 공공기관은 다소 시행착오가 있는 모습이었다.
서울에만 적용되는 요금면제 혜택에 대해 경기도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생활에 별 변화는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청북부청사는 지난 14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15일 오전부터 정문에서 차량 통제를 실시했다.
끝 번호가 홀수인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 등 2부제 적용대상이 아닌 차량만 정문을 통과했다. 차를 몰고 왔다가 정문에서 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공용 차량도 차량 2부제가 적용돼 배차 문제로 출장자들이 불편을 겪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도 전날 직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차량 2부제 실시를 알렸다.
하지만 많은 직원이 평소처럼 차를 몰고 왔다가 정문에서 통제에 막혀 차를 돌려야 했다. 청사 주변 공터와 이면도로에는 이들이 주차한 차들이 평소보다 많이 눈에 띄었다.
한 직원은 "문자 메시지를 무심코 지나쳤다가 차를 몰고 출근해서야 2부제라는 사실을 알았다"라며 "그동안 안 하던 정책이라 습관이 안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포천, 동두천 등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 의정부로 출퇴근하는 직원이 많은데, 이들은 사실상 대중교통으로 이른 아침에 출근하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차를 몰고 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부제 정착을 위해 개인 사정과 상관없이 엄격하게 차량을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로 서울에서 출퇴근 시간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면제됐다.
출퇴근길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직장인들은 좋은 정책이라고 반겼지만,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노원구에서 의정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29)씨는 "대중교통이 공짜라는 뉴스를 봤지만, 평소처럼 차를 몰고 왔다"라며 "정책 취지는 좋은 것 같지만,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환승을 여러 번 해야 해 불편해서 그냥 평소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만 해당하는 정책에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일산서구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C(30·여)씨는 "일산을 비롯한 경기도 대부분 지역이 서울 생활권인데 서울만 적용되는 점은 아쉽다"라며 "일회성이라 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이런 좋은 정책은 경기도까지 함께 시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주요 지역 지하철 승객수나 도로교통량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에 따라 15일 서울과 수도권 공공기관에서 출근길 차량 2부제가 전격 시행됐다. 또, 서울시는 이날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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