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대로 '한반도기' vs 태극기·인공기 동시 입장
단일팀은 女아이스하키에 '한정'…관건은 엔트리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북이 17일 북한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개막식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창 실무회담에서는 북한 선수단의 방한에 따른 이동 방법과 수송, 숙박, 안전 등이 전반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핵심 의제는 무엇보다 역대 열 번째가 될 수 있는 남북 공동입장과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 구성이다.
남북 동시 입장이 성사된다면 한반도기가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에 등장할지가 관심사다.
한반도기는 남북한이 처음 공동입장한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이후 아홉 차례 '코리아팀' 행진에서 상징과도 같았다.
시드니올림픽 당시 공동입장 조율 과정에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남북 선수단의 공동 깃발로 '올림픽기'를 제안했으나 김운용 대한체육회장과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이 한반도기를 관철했다.
이후 '흰색 바탕에 하늘색 우리나라 지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는 2002년 부산 하계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하계유니버시드,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도하 하계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 모두 등장했다. 남북 공동 기수가 맞잡은 한반도기는 관례가 됐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15일 국회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개막식 때 공동입장이 합의되면 한반도기를 들게 되겠다"면서 안방에서 열린 부산 아시안게임과 대구 U대회에서도 한반도기가 공동 깃발임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도 개최국 국기가 없는 첫 올림픽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태극기 등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도 장관은 "태극기와 인공기를 다 들고 들어오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도 (20일 IOC 회의 때) 함께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결국, 17일 평창 실무회담과 20일 IOC가 주재하는 남북 체육 회담에서 깃발 문제가 합의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에 입장할 남북 선수단 규모도 논의가 필요하다.
동계올림픽에서 유일하게 남북이 공동입장했던 토리노 올림픽 때는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단 56명(남측 44명, 북측 12명)이 함께 행진했다.
그러나 이번 평창 대회에선 개최국인 남측이 200명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를 파견하는 반면 북한은 10명 안팎으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공동입장 선수단 규모도 조율을 거쳐야 한다. 공동입장 선수단의 단복을 종전처럼 통일할지도 협의할 사항이다.
남북 단일팀 구성은 여자아이스하키로 한정해 논의된다.
출전 엔트리 확대 등은 20일 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협조를 받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남북 체육 회담 때 논의되지만, 선수 구성의 기본적인 틀은 평창 실무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다.
도종환 장관은 "이번에 우리 선수 23명은 그대로 유지되고 플러스알파를 가지고 논의하는 것"이라며 "선수 교체가 자주 이뤄지는 아이스하키의 특성상 우리 선수들이 출전 못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 선수 불이익이 없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선수 선발권을 가진 단일팀 감독도 우리 쪽에서 맡는 쪽으로 협의를 진행한다.
아울러 실무회담에서는 선수단 숙소도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 선수들은 선수촌을 이용하고 임원들은 IOC가 지정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호텔에 묵을 것으로 보인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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