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지난해 6월 시작된 단교 사태의 당사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가 첨예하게 마찰을 빚고 있다.
UAE 민간항공청은 자국 소속 민간 여객기 2대가 운항 중에 카타르 전투기 편대로부터 위협받았다고 15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민간항공청은 "UAE 국적항공사가 15일 카타르 전투기 편대의 위협기동 사실을 보고했다"면서 "국제법을 위반한 이번 행위에 대해 모든 법적인 조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여객기는 UAE를 이륙해 바레인 마나마로 가던 중이었다. 카타르는 UAE와 바레인 사이에 있다.
민간항공청은 "해당 항공편은 예정된 정규 운항중이었으며 국제적 기준을 준수한다"고 덧붙였다.
UAE는 지난해 6월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면서 카타르 소속 항공기와 선박의 자국 영공, 영해 통과를 금지했다.
카타르는 지난달 21일 유엔에 UAE의 군용기가 자국 영공을 1분 정도 침범했다면서 유엔에 항의 서한을 12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카타르 외무부는 UAE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AP통신은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주둔한 미 중부사령부를 인용해 카타르 전투기가 민항기의 운항을 위협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는 '왕가 억류설'로도 최근 마찰을 빚었다.
카타르 왕가의 셰이크 압둘라 빈알리 알타니는 14일 인터넷에 자신이 UAE에 사실상 죄수처럼 억류됐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나는 지금 UAE 아부다비에 있다. 나는 셰이크 무함마드(아부다비 왕세제로 추정)의 손님이었으나 지금은 더는 그렇지 않다. 나는 죄수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카타르가 아니라 셰이크 무함마드의 책임"라고 말했다.
그는 1960년대 카타르 군주였던 셰이크 알리 빈압둘라 알타니의 아들이지만 별다르게 주목받지 못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카타르 단교 사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UAE의 방송에 출연해 카타르 왕실을 비난하면서 주목받았다. 살만 사우디 국왕도 그를 리야드로 초청해 단교 사태를 논의하면서 이름값이 높아졌다.
일각에선 사우디가 현재 카타르 군주인 셰이크 타밈을폐위하고 셰이크 압둘라로 교체한다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UAE 국영통신사 WAM은 15일 "셰이크 압둘라는 UAE에 있는 동안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으며 UAE를 떠나고 싶으면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단교 이후에도 364㎞짜리 '돌핀 가스관'을 이용해 하루 5천700만㎥의 액화천연가스(LNG)를 UAE(90%)와 오만(10%)으로 수출하고 있다.
UAE는 원유가 풍부한 산유 부국이지만 발전과 담수화에 LNG를 사용한다. UAE의 가스 발전소는 전체 발전량의 40%를 차지한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