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창단 '삼지연악단'은 클래식·경음악·외국음악 등 다양한 레퍼토리
北 삼지연악단 주축 다른 악단 포함 가능성…'모란봉악단' 포함 여부 관심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15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키로 함에 따라 이 악단에 관심이 쏠린다.
이 문제 논의를 위한 실무접촉의 남측 수석대표를 맡은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이날 접촉 뒤 서울로 귀환해 가진 브리핑에서 "(북측에서) 삼지연 관현악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북한 매체의 보도를 살펴보면 '삼지연 관현악단'이라는 호칭을 가진 악단은 찾을 수 없다. 대신, 2009년 1월 창단된 만수대예술단 소속의 '삼지연악단'은 있다. 하지만 삼지연악단이 이날 삼지연 관혁악단과 동일한 악단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삼지연악단은 창단 당시 20대 초반의 연주가와 성악가 50여 명으로 구성됐다.
대부분의 단원이 평양음악대학 출신으로 주로 클래식 곡을 연주한다. 하지만 이 악단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여성 악장이 지휘도 하고 연주 도중에 단원들이 악기를 놓고 손뼉을 치며 청중의 박수를 유도하는 등 파격적인 연주 형식으로 대중과 호흡을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이 악단은 북한음악뿐 아니라 외국 음악도 레퍼토리로 갖고 있으며, 과거에 창조된 음악들에 비해 더욱 밝아지고 명랑해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거의 매년 새해를 맞아 공연하는 이 악단은 지난해 1월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한 공연에서 세계 유명 애니메이션의 주제음악 수십 곡을 배경영상과 함께 약 12분에 걸쳐 경음악으로 연주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삼지연악단'은 단원 수가 50∼80명으로 알려진 것으로 볼 때 북한이 파견하기로 한 140명 규모의 '삼지연 관현악단'이 이 악단을 곧바로 지칭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번에 오는 삼지연 관현악단은 삼지연악단을 주축으로 모란봉악단이나 국가공훈합창단, 청봉악단 등 다양한 악단에 소속된 연주자나 성악가 중에서 선발된 사람으로 함께 꾸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한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축하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프로젝트 악단'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의 악단을 연구해 온 한승호 통일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의 예술단이 특정 조직에 소속되면서 다른 공연단으로 수시로 옮겨 다닌다"며 "삼지연관현악단은 삼지연악단과 다른 악단이 합쳐진 혼합팀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남북 실무접촉 보도문에 그동안 방남 여부와 관련해 주목이 됐던 모란봉악단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대표로 참가한 것은 결국 이 악단의 방남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다 이번에 남쪽을 방문하는 삼지연 관현악단은 단순히 연주자와 성악가뿐 아니라 무용수 등도 포함된다.
삼지연악단의 경우에는 만수대예술단 소속인데 이 예술단은 무용공연뿐 아니라 민요공연 등도 갖고 있다.
정치용 예술감독은 "삼지연 관현악단이라는 것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교향악단이 아니고 전체를 관현악단이라고 한다"며 "오케스트라 규모는 80명이고 노래와 춤이 합쳐져서 140명"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평창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보내는 삼지연 관현악단에 다양한 기능을 가진 예술인을 포함해 남쪽에 선보일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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