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미국 민주당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오는 30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두교서 발표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15일 보도했다.
인종주의 파문을 불러일으킨 트럼프 대통령의 '거지소굴'(shithole) 발언의 불똥이 올 한해 국정 청사진을 밝힐 신년연설인 연두교서 발표에도 튀는 양상이다. 연두교서 발표는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인사들 가운데 맥신 워터스(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존 루이스(조지아) 하원의원, 얼 블루메노이어(오리건) 하원의원에 이어 프레데리카 윌슨(플로리다) 하원의원이 추가로 보이콧 명단에 합류했다.
폭스뉴스는 "이들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물이 나 연두교서 발표 때 참여 못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윌슨 의원은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순직군인 미망인에게 전화를 걸어 '남편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입대했다'고 폭로, '순직군인 유족 통화'를 둘러싸고 한바탕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인물이다.
윌슨 의원은 성명에서 이번 '거지소굴 발언'을 인종주의적 표현으로 규정하며 불참 사유로 꼽은 뒤 "대통령의 메시지는 포용과 모든 미국민을 이롭게 하겠다는 내용 대신 비아냥과 공허한 약속, 거짓으로 가득 찰 게 뻔하다"고 비난했다.
이미 보이콧을 선언한 루이스 하원의원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1965년 앨라배마 셀마 평화 행진을 주도한 대표적인 흑인 민권 운동가이다. 그는 최근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양심상 도저히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읽어내려가는 그 방에 함께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외에 재키 스피어(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성희롱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표시하는 차원에서 검은색 복장 차림으로 연두교서 발표 행사에 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희롱 피해자들을 연두교서 현장에 초대하는 방안도 일부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