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반대파 숙청 과정에서 구금된 왕자와 유명 기업인, 고위 관리 수십명의 구금시설로 이용된 5성급 리츠칼튼 호텔이 영업을 재개한다고 영국 BBC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있는 리츠칼튼 호텔 대변인은 오는 2월 중순부터 예약을 받는다고 이를 확인했다. 다만, 이 대변인은 예고 없이 예약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이 호텔은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문을 열게 됐다. 이는 이 호텔에 갇혀 있던 왕족 대부분이 풀려났거나 다른 구금시설로 이송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호텔에서는 그동안 부패 혐의를 받는 사우디 출신 억만장자 국제투자가인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와 다른 왕자, 최고위급 관리를 포함해 수십명이 구금돼 있었다. 빈탈랄 왕자는 사우디 당국에 여전히 구금된 상태라고 BBC는 전했다.
사우디 실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11월 초 왕가와 정·재계 고위인사 200여 명을 조달 비리와 돈세탁, 뇌물 등 혐의로 전격 체포해 리야드 시내 리츠칼튼과 다른 호텔에 구금해왔다.
당시 조치로 해당 호텔들에 머물던 투숙객들은 사전 통보나 경고 없이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다.
사우디 정부는 부패 혐의를 받는 왕족과 부유한 사업가들을 재판에 회부되는 대신 석방 조건으로 재산의 상당액을 국가에 헌납할 것을 요구해왔다.
사우디 정부는 수명의 인사들이 재산 일부를 내놓기로 동의함에 따라 이들을 석방하기도 했다.
사우디 정부의 반부패 사정작업은 그동안 부유층의 만연한 부패에 분노해온 대다수 국민에게서 환영을 받고 있으며 사정작업을 주도한 빈살만 왕세자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사정작업이 올여름 왕위계승 서열 1위로 올라선 빈살만 왕세자의 권력 기반 강화 작업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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