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전인데도 13∼15일 '오도착' 승객 227명…하루 평균 75명꼴
(영종도=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아차, 제1터미널을 지나쳤네. 종점에서 내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을 이틀 앞둔 16일 공항철도 제2터미널역에서 만난 한 남성 승객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중국 출장을 간다는 그는 기존 제1터미널로 가야 하는데 개장을 준비 중인 제2터미널로 잘못 찾아간 것이다.
플랫폼에서 제1터미널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 그는 초조한 듯 계속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
오는 18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문을 열면 대한항공·델타·에어프랑스·KLM 4개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은 제2터미널로 가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등 나머지 항공사 여객은 제1터미널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아직 제2터미널이 공식 개장하지 않았지만 지난 13일부터 제2터미널까지 공항철도가 연결되며 터미널을 잘못 찾아가는 '오도착'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는 일부 공항버스 노선이 제2터미널까지 운행을 시작했고 18일에는 제2터미널이 공식 운영돼 오도착 승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장 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는 오도착 승객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몽골 타슈켄트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타야 하는 한 몽골인 부부는 제2터미널 3층 출국장에 도착해서야 터미널을 잘못 찾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내요원의 도움을 받아 제1터미널로 돌아갔다.
공항철도 제2터미널역 플랫폼에서도 제1터미널로 되돌아가는 외국인 승객의 모습이 이따금 눈에 띄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2터미널에 안내요원을 배치하고 오도착 승객 안내 건수를 집계한 결과 지난 13일∼15일 오도착 승객은 227명으로 집계됐다. 제2터미널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하루 평균 75명이 터미널을 잘못 찾아간 셈이다.
공사 관계자는 "하루에도 평균 80명 안팎의 여객이 제1터미널과 탑승동을 착각한다"며 "그간 오도착 승객은 즉시 안내해 항공기 탑승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제2터미널이 개장하면 터미널을 착각하는 오도착 승객이 하루 평균 700여 명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사 관계자는 "공항철도 쪽에서 생각보다 오도착이 자주 생기고 있다"며 "공항철도 내 안내방송을 강화하고 플랫폼에 직원들을 배치해 승객들이 제1터미널로 바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톨게이트에서 제1·2터미널 안내문을 배포하는 등 교통별 오도착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교통센터와 출국장 등에 안내 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오도착 여객 가운데 탑승 시간이 임박한 여객에게는 '오도착 여객 카드를 배부할 예정이다. 이 카드를 지참하면 체크인 카운터에서 우선적으로 체크인할 수 있다.
터미널을 착각했다면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셔틀버스는 5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제1터미널에서 제2터미널까지는 약 15분, 반대로 제2터미널에서 제1터미널까지는 약 18분이 걸린다.
공항철도를 이용할 경우 제2터미널에서 제1터미널로 돌아가는 데는 약 6분이 걸린다. 다만 공항철도 배차 간격이 약 12분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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