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장관 급부상 속 향후 선거구도 요동칠 듯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차라리 일찍 그만두는 게 어땠을지, 아니면 2월 말까지 끌고 갔어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부산시장 불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부산시당 한 관계자는 16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전 수석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소식에 당혹스럽다"며 "솔직히 부산시장 선거 구도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다소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15일 저녁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부산시장) 출마는 나중에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 부담될 것"이라며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이 전 수석의 지방선거 출마설이 그의 의지에서 처음 나온 것은 아니었다.
그를 지지하는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 진영 중심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부터 출마론이 부상하면서 확산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을 비롯한 공조직과 일반 지지층에서는 당시 이같은 움직임에 '알게 모르게' 우려가 나왔다.
부산시장 후보가 친노·친문 프레임에 갇히면 표의 확장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은둔형 정치를 해온 이 전 수석의 정치 성향상 앞장서서 현실 정치에 뛰어들 것으로는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전 수석을 밀다가 중도에 그만둘 경우 초래될 전력 손실도 우려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복당을 미루다 최근 뒤늦게 복당 신청서를 낸 것도 이 전 수석을 밀고 있는 친노·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경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적극적으로 부산시장 출마 표명을 못 한 것도 정권의 실세인 이 전 수석을 나름 배려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언론사 여론조사를 통해 이 전 수석이 상승세를 타자 김 장관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도 부산을 위해 할 일이 많다"며 시장 출마를 거듭 고사했다.
이러던 차에 이 전 수석의 불출마로 인해 민주당 측에서는 돌출 변수를 맞게 됐다.
민주당 부산시당 안팎에서는 불출마 결단의 시기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원외지구당 한 관계자는 "차라리 지난 연말 전에 그만두거나 아니면 2월 말까지 현재의 구도를 끌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표명했다.
출마 의사를 표명한 오거돈 전 장관, 정경진 전 부산시행정부시장만으로는 부산시장 선거판을 끌고 가기에 뭔가 역부족이라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김영춘 장관의 출마설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공직자 사퇴 시한인 3월 15일에 앞서 2월 말쯤 김 장관이 선거판에 뛰어들 공산이 커졌다는 게 부산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불출마를 선언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인호, 박재호 의원 등도 향후 구도 변화에 따라 후보군에 다시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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