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영웅'에서 선수촌장으로…김기훈 "책임감 느낀다"

입력 2018-01-16 14:30   수정 2018-01-16 16:07

'동계올림픽 영웅'에서 선수촌장으로…김기훈 "책임감 느낀다"
빙상종목 선수들 머물 강릉선수촌장 선임돼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우리나라의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인 쇼트트랙 대표 출신의 김기훈 울산과학대 교수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올림픽선수촌을 책임질 선수촌장으로 선임됐다.
김 교수는 16일 선임 사실을 통보받은 후 "한국에서 치러지는 동계올림픽에서 선수촌을 맡게 돼 상당히 기쁘고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림픽 기간 김 교수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 선수들이 주로 지내게 될 강릉선수촌에서 각국 대표단과 방문객을 맞게 된다.
김 교수는 1992년 알베르빌동계올림픽 남자 1,000m에서 우리나라에 동계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5,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따서 2관왕이 됐고,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1,000m 2연패에 성공했다.
앞서 쇼트트랙이 시범종목이던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 출전하고,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는 대표팀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한 것까지 포함해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모두 네 번 동계올림픽을 경험했다.
김 교수는 "선수촌 분위기라든지 선수들이 원하는 것들을 잘 알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이 선수촌장 일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무대인 올림픽을 앞두고 긴장된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교수는 일전을 앞둔 선수들에게 선배로서 조언도 전했다.
그는 "선수생활을 할 때 가족이나 선배들이 '긴장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선수들 입장에서는 크게 와 닿지 않더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올림픽은 경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서 과제를 하나하나 수행하겠다는 마음으로 체력관리든, 건강관리든 하면서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쇼트트랙 후배들에게 "계주 종목도 있으니 모두 남은 기간 최선의 컨디션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특정 선수가 아닌 남녀 대표팀 10명 모두에게 선전을 기대했다.
은퇴 후 교단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김 교수는 우리나라 동계스포츠의 산 역사로서 평창올림픽 성화 인수 당시 성화봉송 주자로도 나섰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이 운영 면에서도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내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매번 동계올림픽 때면 스케이트 인구가 '반짝' 늘었다가 확 빠진다"고 안타까워하며 "주변에 스케이트로 건강을 유지하는 60∼70대 동호인들도 있다. 스케이트가 좀 더 대중화하고 일상으로 들어가야 동계종목과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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