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채권단 요구로 에너지·납세·노동 관련법제 손질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5일(현지시간) 그리스 의회에서 추가 긴축안을 승인함에 따라 노동계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고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리스 의회는 이날 찬성 154표, 반대 141표로 새 긴축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국제 채권단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추가 구제금융의 토대가 되는 노동계, 에너지, 세제, 복지 개혁을 아우르는 패키지 법안이다.
법안은 특히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일 수 있는 요건을 현행 조합원 3분의 1 찬성에서 절반으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계는 강력히 반발했다.
급진 좌파 진영 운동가들이 페인트와 돌, 화염병 등으로 경찰서를 공격했고 경찰은 최루 가스와 곤봉을 동원해 이들을 진압했다.
아테네 의회 앞에도 수천 명이 모여 시위를 하며 "우리의 파업권에서 당신들의 발톱을 치우라"고 외쳤다.
이들은 은행들이 이미 담보로 잡은 자산을 처분하기 위한 경매 실시와 사회 보장 비용 삭감에도 반대했다.
항공 교통 관제사를 비롯해 아테네 대중교통, 공립 학교, 공공 병원 노동자들도 부분 파업에 참여하며 개혁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했다.
아테네 국제공항은 이로 인해 다수의 국내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됐으며 일부 국제 연결편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항공 파업은 이날 오후 2시께 끝나 서서히 정상화됐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표결에 앞서 "긴축 프로그램과 (2010년 국가부도 위기에 따라 채권단과 체결한) 계약이 끝날 날이 머지않았다"면서 "이번 여름 전에 힘든 시기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오는 22일 모여 이날 통과된 법안에 대해 논의하며 부채 탕감과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해 논의한다.
그리스는 2010년 재정 위기로 국가 부도 직전에 몰린 이래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구제 금융을 받아 국가 재정을 꾸려왔다. 그 대가로 연금 삭감과 세금 인상, 구조 개혁 등 고통스러운 긴축 정책을 유지해왔다
그리스는 860억 유로(약 112조900억원) 규모의 3차 구제 금융 프로그램이 내년 8월 종결되면 국제 채권 시장에 복귀, 자력으로 국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